[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18년 만에 부활한 '근로자 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으로 은행계카드사들도 덩달아 그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4대 시중은행 모두 계열카드사 상품 이용 시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16개은행들이 이자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 장기적립식 저축상품인 재형저축을 지난 6일 공동으로 출시했다.
재형저축은 연 4% 초반대의 기본금리에 0.2~0.4%포인트를 추가해주는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들의 우대금리 조건에 계열 카드사 상품 발급 혹은 이용실적이 포함돼 있어 은행계카드사로서는 고객유치에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A은행계 카드사 관계자는 "은행과 카드사는 같은 금융권에 속하기 때문에 기업의 계열사로 있는 기업계 카드사보다 상대적으로 시너지 효과가 크다"며 "특히 이번 재형저축의 인기로 은행계카드사 역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재형저축이 장기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상품인 만큼 카드사 입장에서도 장기 우량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셈이다.
B은행계 카드사 관계자는 "미래설계상품인 재형저축에 가입하는 고객은 대부분 안정적인 자산이 있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고객이 될 수 있다"며 "또한 장기고객인 동시에 앞으로 우량고객이 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카드사별 특성에 맞춘 우대금리 조건도 눈에 띈다.
KB국민은행은 체크카드 소액신용결제서비스를 등록한 고객이 재형저축을 가입하는 경우 우대금리 연 0.1%를 제공한다. 이로써 KB국민카드가 체크카드 부문 업계 1위를 지키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장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하나SK카드와 다음달 출범을 앞둔 우리카드는 은행의 재형저축 판매로 인해 신규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하나은행은 하나SK카드의 결제계좌를 당행 입출금 계좌로 등록후 3년 안에 결제 실적이 있다면 연 0.2%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우리은행 역시 당행 계좌로 등록된 신용카드를 보유한 고객에게 우대금리 연 0.1%를 더해준다. 카드이용 금액을 늘리기 위한 전략보다는 신규회원 유치에 중점을 둔 셈이다.
반면 이미 회원수가 많은 신한카드는 계열 은행으로부터 장기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신한은행은 신한카드로 월 20만원 이상 5개월 넘게 결제실적이 있는 경우 0.4%의 재형저축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재형저축으로 무분별한 카드발급이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재형저축이 장기 투자인 만큼 분산해서 투자하는 고객도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부분 고객이 주거래은행을 통해 가입하겠지만 장기투자 상품인 만큼 분산 가입을 하는 비율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이 경우 우대금리를 적용받기 위해 카드발급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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