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고용시장에서 청년층과 장년층의 세대간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청년층은 악화된 고용 여건에 취업자가 급감하고 있는 반면 50~60대 장년층은 자영업 증가 등으로 취업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부모'는 일하고, '자녀'는 놀고 있는 형국이다.
10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동향에서 20~30대 취업자는 크게 줄었다. 주 취업 연령대인 20대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8만5000명 줄어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한창 일해야 할 20대 후반 취업자 수가 16만9000명이나 급감해 청년층의 고용시장에 한파가 몰아쳤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고졸 채용 확대로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의 고용 여건은 개선됐지만 20대 후반이 문제"라며 "출판영상, 금융보험 등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줄어든 것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30대 역시 지난달 4만명이나 줄었다. 지난 한 해 연간으로 살펴봐도 20대와 30대 취업자는 각각 1년 전에 비해 4만명, 3만1000명 감소해 청년층의 고용여건이 악화된 모습을 보였다.
더구나 올해도 경기침체 영향으로 대졸 신입사원에 대한 채용계획은 줄어들어서 신규채용 감소에 따른 청년층의 취업난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채용포털 잡코리아와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재계의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은 7.5% 감소하고 매출액 상위 600대 기업 중 15%가 인력감축을 계획하고 있어 올해 기업의 채용규모가 줄어들 예정이다.
반면에 50~60대 장년층의 취업자는 늘었다. 지난달 고용동향에서 50대와 60대 취업자는 각각 전년동월대비 19만7000명, 20만5000명 증가했다.
장년층의 취업자 증가는 인구구조 변화와 베이비부머(1955~63년생)의 은퇴와 맞물리면서 자영업자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자영업자는 전년동월대비 1만2000명 증가하면서 1년4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김 과장은 "베이비붐 세대 등 고령층의 은퇴 후 자영업 진출과 기존 자영업자의 폐업 둔화 등이 자영업자 증가폭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결국 현재 우리나라 고용시장은 한창 일해야 할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 놀고 있고, 부모 세대인 장년층은 질 낮은 저임금 일자리에서 돈을 벌어 생계를 꾸려나가는 등 세대간 고용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허재준 한국노동연구원 고용정책연구본부장은 최근 발간한 '노동시장 중장기 비전과 발전전략' 보고서를 통해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제도개선이 필요한데 특히, 여성·청년 및 고령층의 보다 활발한 경제활동을 유도하고 이들을 고용할 유인을 제공하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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