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일본 엔화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아베신조 총리의 강력한 금융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추가 하락에 베팅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진단했다.
27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대비 엔화 환율은 장중 85.80엔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2010년 9월 이후 2년 3개월만에 최고치로 엔화가치가 그 만큼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베 신조 총리가 경기부양을 위해 강력한 금융완화 정책을 밀어부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미CNBC 방송 등 주요언론들은 통화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엔화 약세가 1년 이상 지속되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다시 말해 달러가 엔화보다 더 가파르게 하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씬 칼로우 웨스트팩뱅크 수석 통화전략가는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달러대비 엔화값이 86엔을 넘어서는추가 약세가 지속하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일본은행(BOJ)이 공격적인 금융완화 정책을 펼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엔화가 약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은 BOJ의 금융완화 기대감에 기인한다"면서도 "BOJ는 항상 양적완화를 시행하는 데 있어 조심스러워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BOJ가 내년에도 몇 차례 금융완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하지만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킬만한 수준은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글로벌 경제 상황을 고려해도 엔화 약세가 지속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그린 시드니 웨스턴유니언 수석 외환딜러는 "경제여건에 비춰볼 때 내년 말쯤 엔화가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유럽과 미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안전통화인 엔화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그는 "미국은 재정절벽이라는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유로존 부채위기 역시 잠재 위험요인"이라며 "투자자들은 결국 엔화와 같은 안전통화에 돈을 묻어두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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