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레 미제라블(불쌍한 사람들)과 대선, 내 표는 장 발장의 것!
2012-12-14 16:00:00 2012-12-14 16:00:00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이라는 헐리우드 영화가 오는 19일 개봉한다. 언제부터 그렇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명 '세계 4대 뮤지컬'이라 꼽히는 작품이 `캣츠`, `오페라의 유령`, `미스 사이공`, `레 미제라블`이라는데 그 뮤지컬을 영화로 옮긴 것이다.
 
각종 매체들에서는 세기의 걸작으로 꼽히는 감동적 스토리를, 호화 캐스팅에 장대한 스케일로 보여주는 연말 기대작이라고 소개하고 있어 필자도 자못 개봉일이 기다려진다.
 
알다시피 그 날은 또 제18대 대통령선거가 치러지는 날이기도 하다. 올해는 전세계적으로 대통령 선거가 많았다. 국제선거제도재단(IFES)에 따르면 대통령을 뽑는 나라가 29개국, 수상을 뽑는 국가가 50개국이 넘는다.
 
1월 타이완 총통 선거를 시작으로 3월에 러시아, 4월에 프랑스, 11월에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었고, 중국도 지난달 8일 제18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 부주석이 총서기로 선출됐다.
 
어떤 국가 지도자가 선출되느냐에 따라 국정 운영의 방향이 바뀔 수 있고, 국제사회에서 활동상과 위상에도 변화가 오며, 국민들의 삶 저변까지 영향력이 닿는다.
 
하우스푸어, 워킹푸어, 렌트푸어 등등 올해 언론에서 유독 사랑한 단어 중 하나가 '~푸어'였다는 점을 떠올려 볼 때 우리 국민들 중 상당수가 `레 미제라블`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수많은 레 미제라블을 따뜻하게 보듬어 더 나은 삶으로 끌어줄 수 있는 사람이 우리의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레 미제라블`의 주인공 장 발장은 추위와 배고픔에 떠는 조카를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전과자가 되었으나 자신을 따뜻하게 돌봐준 미리엘 주교에 감화돼 인도주의자로 새 인생을 살게 된다.
 
장 발장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에서 어느 한 대목 흥미롭고 감동적이지 않은 부분이 없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그의 정직한 신념이 발휘되는 부분이다. 엉뚱한 사람이 자기로 오인돼 체포됐을 때 그는 스스로 정체를 밝히고 기꺼이 감옥행을 택했다.
 
은폐, 거짓말, 말 바꾸기를 일삼는 한국의 정치가들, 소위 '지도층 인사'라는 사람들의 행태를 보며 많은 국민들이 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
 
선거일이 며칠 남지 않은 지금, 독자들은 과연 어떤 마음일까. 투표장소로 신나게 달려가 내 한 표를 기꺼이 던지고 싶은 후보가 있을까. 아니면 최선, 차선, 아니 그마저 아니면 차악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공약도 중요하고 역량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필자는 정직한 신념이 있는 후보에게 투표하고 싶다. 장 발장처럼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할 줄 아는 후보에게 내 표를 주고 싶다.
 
받자마자 한 켠으로 밀어둔 선거 공보물을 다시 펼치고 후보별로 꼼꼼히 읽어봐야겠다. 내 표는 장 발장의 것! 그리고, 그 주말에는 스크린으로 그리운 장 발장을 만나러 가겠다.
 
김종화 생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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