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가격 반등 조짐…K배터리, ‘공급과잉 해소’ 기대감
중 채굴 중단·정부 규제, 공급 축소 신호
가격 반등, K배터리 수익 회복 계기될 듯
2025-08-17 07:01:00 2025-08-17 07:01:00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폭락했던 리튬 가격이 중국 광산의 채굴 중단과 중국 정부의 생산 통제 강화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지난해 실적 부진을 겪었던 배터리 업계는 공급과잉 해소가 수익성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를 키우고 있습니다. 특히 공급 축소가 장기화될 경우 원재료 가격 안정은 물론, 마진 구조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서 참관객들이 LG에너지솔루션 T2X LFP 셀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탄산리튬 가격이 최근 연속 상승세입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앞선 12일 기준 탄산리튬 가격은 전일 대비 2.98% 오른 kg당 76.10위안을 기록했습니다. 하루 전인 11일에도 2.87% 오르며 강세를 이어갔습니다. 탄산리튬은 중국의 저가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주원료이자, 국내 배터리 업계가 주력하는 삼원계(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도 수산화리튬 형태로 가공돼 사용되고 있습니다. 
 
리튬 가격은 2022년 전기차 시장 급성장기에 kg당 580위안까지 치솟았다가,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호주 등 주요 광산업체의 경쟁적 증산으로 최근 50~60위안대까지 급락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 내 공급 축소 조짐이 나타나면서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사 CATL의 중국 장시성 젠샤워 광산 채굴 중단이 대표적입니다. CATL은 2022년 8월 해당 광산에서의 채굴 허가를 받아 지난달까지 가동해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9일 허가가 만료된 뒤 연장을 받지 못하면서 채굴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리튬 생산량을 통제하려는 움직임도 공급과잉 해소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세계 5대 리튬 공급업체 중 하나인 장거광업은 중국 지방정부 지시에 따라 칭하이성 광산을 일시적으로 폐쇄한 상태입니다. 김예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광산 허가 제도 개편 및 산업 구조조정은, 리튬 과잉 생산 억제 목적이 포함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습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이런 공급 조절이 단기 가격 반등을 넘어 중장기 가격 안정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차 수요 둔화와 미국 전기차 구매 보조금 축소 등으로 작년에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는 원재료 가격 상승이 수익성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배터리 업체들은 판가 연동제를 적용해 원재료 가격 변동을 판매가에 반영합니다. 비싼 가격에 매입한 원재료로 만든 제품이라도 판매 시점에 가격이 하락하면 낮은 가격에 팔아야 해 역마진이 발생합니다. 반대로 리튬 가격이 오름세일 경우 수익성 회복에 유리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하락의 이유 중 하나는 광물 가격 하락이었다”며 “리튬 가격이 장기적으로 상승하면 평균판매단가와 마진 구조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에 업계는 이번 가격 반등이 수익성 회복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전기차 판매 회복 속도가 더디면 리튬 가격 상승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가격 반등이 실적 개선으로 연결되려면 공급 조절과 전기차 수요 회복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가격 추세와 전기차 지원 정책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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