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투자證 태국법인 10년 "최근 1년 시장점유율 100% 확대"
이용욱 KTBST COO "2013년 턴어라운드 본격화"
2012-12-13 08:00:00 2012-12-13 08:00:00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지난 10일로 KTB투자증권의 태국 현지법인 KTB Securities Thailand(KTBST)이 창립 10년을 맞았다.
 
KTBST는 KTB투자증권(030210)이 지난 2008년 태국 FES 지분 51% 취득에 이어 2010년 태국주주와의 조인트벤처 관계 청산 후 지분율 100%를 취득한 태국의 유일한 한국 증권사다. KTBST는 그동안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올해 태국 내 시장점유율을 지난해 대비 100% 이상 끌어올렸다.
 
성과에만 만족하진 않는다는 포부다. 2013년 턴어라운드를 본격화할 때라는 것이다. KTBST는 내년도 아세안(ASEAN) 시장 전용펀드 결성 등 새 먹거리 비즈니스를 통해 새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방침이다.
 
최근 KTB투자증권 본사에서 만난 이용욱 KTBST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내년도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50~60% 이상의 안정적 성과가 기대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태국 내 유일한 한국 증권사 KTBST
 
KTBST의 전체직원은 258명. 방콕에 위치한 본사 영업부를 비롯해 지방의 주요 거점지역에 분포한 8개 지점에서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 브로커리지와 주식매매, 투자자문, 언더라이팅, IB, 뮤추얼펀드 판매 등 모든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종합증권사다.
 
KTBST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 ▲태국 주식·선물옵션 상품의 중개매매 ▲환어음·약속어음 중개 ▲IPO를 비롯한 IB업무와 관련 금융자문 ▲뮤추얼 판매 등이 포함된다.
 
이 가운데 KTBST의 주수익원은 위탁매매 수수료 수입이다. 이는 전체고객의 95%를 차지하는 태국 국적 개인투자자로부터 창출된다. 한국 증권사가 태국 로컬시장에서 태국인을 주 고객으로 영업하는 셈이다.
 
괄목할만한 성과도 드러난다. 그간 태국 현지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기관영업을 시작해 태국 토종 기관을 유치한 것으로 KTBST는 지난 9월 태국 3위권 자산운용사인 KTAM과 태국의 국민연금인 GPF(Government Pension Fund)와의 자금 유치에 대한 약정을 마쳤다.
 
현재 태국 증권시장 규모는 한국의 30% 수준. 일별 평균 거래금액 약 290억바트(SET 기준 약 1조원) 정도라는 점에서 그렇다.
 
이용욱 COO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래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는 점은 KTBST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태국의 투자자별 거래를 살펴보면 기관투자자 8%, 개인투자자 54%, 증권사 상품매매 10%로 구성된다. 나머지 25% 정도가 외국인인데 현재 그 비중을 꾸준히 넓혀가며 태국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태국 수도 방콕 금융중심지 빠툼완 CRC타워에 위치한 KTB투자증권 태국법인(KTBST), 좌측 최고층빌딩
 
◇K국채 열기..KTBST가 이끈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등 K팝 열풍만 있는 건 아니다. 태국 금융업계에서도 한류가 등장, K팝 열풍 못지않은 K국채 열기가 뜨겁다.
 
한국 채권시장의 ‘큰 손’ 중 하나인 태국에서 KTBST가 한국 국채 전파에 적극 나선 결과다.
 
한국 국채의 경우 태국 국채 대비 신용등급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수익률 또한 높기 때문에 태국 현지 개인이나 기관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이에 KTBST는 KTB투자증권과의 시너지를 발휘, 한국 국채 딜 참여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태국 내 한국 교민을 위한 서비스도 구축했다. KTBST 소속 리서치팀은 태국어 리서치 자료 발간과 동시에 한국어 리서치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KTBST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판 리서치를 읽을 수 있다.
 
주식거래를 위해 한국어 서비스가 필요한 경우에는 한국어 응대가 가능한 태국인 영업직원이 계좌개설부터 주문접수를 도와준다. 특히 내년 상반기에는 고객 전용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상용화를 통해 KTB투자증권의 HTS를 도입할 예정이다.
 
태국의 10월말 현재 인터넷 주식시장 거래비중은 약 27%를 기록했다. 지난 2010년 인터넷 주식시장 거래비중 약 19% 수준 대비 10% 가량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인터넷 거래 대중화에 힘입어 내년도에도 완만한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태국 현지화 전략으로 승부수
 
‘쌍쿠암싼판’.
 
태국 현지화 전략에 있어 떼려야 뗄 수 없는 문화다. ‘쌍’은 쌓다(build-up), ‘쿠암싼판’은 관계를 말하는데 중국 사업에서 ‘꽌시(關係)’를 간과할 수 없듯 태국도 특유의 인적 교류관계를 뜻하는 이 문화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용욱 COO는 “KTBST의 생존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소통”이라며 “태국에서의 소통이란 단순히 의사전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과 상이한 태국 증권업만의 고유한 문화 습득 등 태국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태국 현지 증권업 유관법률·제도에 대한 이해는 물론 태국 투자자들과의 지속적 유대감 형성 또한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이 COO의 설명이다.
 
독특한 문화는 ‘똠양김치’란 단어로 대변된다. 똠양김치는 태국의 대표적 음식인 ‘똠양꿍’에 한국의 대표 음식 ‘김치’를 합친 말로 선(先) 태국문화 이해, 후(後) 한국색채 가미 전략을 표현한 것이다.
 
KTBST의 사업이 처음부터 쉬웠던 것은 아니다.
 
“2010년 9월30일 한국주주가 KTBST의 지분 100%를 취득한 날을 반대로 보면 태국주주가 지분을 모두 팔고 나간 날이다. 성과 좋은 영업 인력이 대거 이탈했고 그러면서 많은 루머가 돌았다. ‘한국인들이 태국인들을 못살게 구는 것 아니냐’ ‘토종 증권업을 위한 취득이 아닌 다른 목적이 있는 게 아니냐’는 등의 내용이었다. 영업성과 가운데 3분의 2가 빠지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굉장한 시련이었다. 그간 쌓아온 게 있고 관계가 형성됐다고 생각했는데 한국 경영진만 남았다는 것은 태국 직원들에게 극심한 스트레스였던 거다.” 이 COO 본인 또한 자포자기 심정이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하지만 무너진 쌍쿠암싼판은 8개월 만에 복구할 수 있었다. 일일이 핵심 팀원을 챙겨가며 똘똘 뭉친 영향이다. 터닝 포인트 역할도 됐다. 줄었던 영업성과 3분의 1은 곧 제자리를 찾았고 오히려 네 배 이상 성장을 가져왔다.
 
이 COO는 “KTBST는 이밖에 태국의 준전시상황도, 이듬해 대홍수도 이겨낸 저력이 있다. 시련이 준 단련의 기회가 헛되진 않을 것”이라고 자부했다.
 
◇지난해 태국에 홍수사태 발생시 KTBST 임직원 모두가 수해지역에 봉사활동에 참여했고 태국 방송국인 채널7번이 동행하면서 태국에서 KTBST의 봉사소식이 알려져 신문 1면에 실린 모습,
 
◇“KTB투자증권·자산운용과 시너지 낸다“
 
KTBST는 KTB투자증권·자산운용과의 시너지를 통해 아세안 시장 전용 펀드 결성과 같은 기회를 마련할 방침이다. 현재 한국 투자업계의 태국 포션 할당이 적은 점은 아쉽다고 했다. 펀드매니저들의 시각 자체가 태국에 대한 매력이 덜하다는 점에 기인해서다.
 
“그 점을 공략할 거다. 종목과 시기만 잘 맞으면 된다. 상위 HD50이라는 인덱스가 상위배당업체 지수를 따로 관리하는데 태국은 주요 우량 종목 평균 배당률이 8.2%다. 분기배당과 더불어 특별배당이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배당을 많이 준다고 해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없는 것 또한 아니다. 내년 상반기 이전 완성해서 한국 기관에 어필할 계획이다.”
 
태국 내 기관 대상 영업은 여전히 미미한 단계다. 
 
이 COO는 “올 하반기부터 시작한 기관영업 성적은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다만 적지만 성과있는 한해였다고 판단한다”며 “KTBST는 단순히 태국 기관 물량 확보에만 역량을 집중하진 않겠다. 내년엔 본사와의 시너지를 일으킬 기회 마련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KTBST 리서치팀과 함께한 태국증권거래소 주최 투자설명회. KTBST가 분기별로 진행하는 정기세미나로 장소는 태국거래소(SET)다.
 
◇태국증시 현재 1332pt..“내년도 1450pt 지배적”
 
무엇보다 내년도 태국 증시가 밝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은 KTBST에 있어 호재다.
 
태국 주식시장은 올해 대내외 요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강세장을 형성했다. 3일 기준 SET 지수는 1332.92pt로 내년 1400pt를 넘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태국 내 일부 외국계 증권사들은 내년도 태국 증시전망을 1440~1450pt로 보고 있으며 KTBST 리서치에서는 1420pt를 최고점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률은 13.4~13.5배 수준이다.
 
태국증시 상승요인은 크게 세 가지로 꼽힌다. 먼저 생애 첫 차 구입 시 취·등록세 환급효과로 내년 신규 자동차 구매 수요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인데 이에 따른 자동차와 부품업종 수혜를 점치는 분석이 나온다.
 
정책금리의 동결추세가 지속돼 예정된 관급 공사가 전개되면 건설관련 업종이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점과 3G 사업의 본격 추진으로 정보통신 관련 업종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평가 등은 태국증시의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는 요인이다.
 
한편 태국 증권시장은 한국 코스피에 해당하는 SET(The Stock Exchange of Thailand)와 코스닥에 해당하는 MAI(Market for Alternative Investment) 등 2개 시장이 있다. MAI는 시가 총액이나 거래면에서 SET의 1%, 2% 수준으로 미미하다.
 
12월 현재 태국시장에 상장된 기업은 총 549개(SET 475개, MAI 74개). 시가총액은 약 10조2000바트(360조원) 정도다.
 
이 COO는 “올해는 비즈니스 영역확대와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HTS 개발 등 전반적인 토대구축에 주력했다”며 “현재까지의 실적을 수치로 내세우기에는 부족한 점이 없지 않지만 향후 점진적인 성장을 기대해 달라”고 주문했다.
 
◇2012년 11월 개최된 SET in the city. 태국 거래소(SET)가 주최하는 최대 행사며 지난 11월 22~25일 개최됐다, 각 증권사별로 마련한 부스에서 신규 고객 유치와 세미나를 진행하는 모습이다. 태국법인 KTBST 김태희 대표(가운데)가 자리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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