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서울 관악구에서 두 살배기 딸을 키우고 있는 가정주부 이미연(35·가명) 씨는 지난 25일 오전 0시쯤 자고 있던 딸이 울어 잠에서 깼다. 딸의 온몸에서 열이 올라 급하게 해열제를 찾았지만 집안에 남은 약이 없어 집앞 편의점에 해열제를 사러 나갔다.
하지만 아파트 바로 앞에 있는 편의점에서는 가정상비약을 아예 판매하고 있지 않았다. 동네 인근의 다른 편의점에서는 가정상비약을 판매하고 있었지만 해열제가 없다는 답변을 들어야 했다. 결국 택시를 타고 옆 동네에 가서 어린이용 해열제를 겨우 구입할 수 있었다.
지난 15일 전국 1만3550여 편의점에서 총 11종의 가정상비약 판매가 시작된 지 10일이 지났다. 하지만 일부 품목의 경우 공급이 불안정해 정작 필요할 때 구입할 수 없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새벽시간에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타이레놀 등 해열제 물량이 공급 불안을 겪고 있어 소비자들이 불편은 더욱 크다.
26일 편의점 CU가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가정상비약 상품별 매출 구성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타이레놀 등 진통해열제가 절반이 넘는 55%를 차지했다. 이어 감기약이 21%, 파스가 13%, 소화제가 11%를 기록했다.
또 약국이 문을 닫는 오후 8시부터 새벽 2시까지의 가정상비약 매출이 전체의 44.7%로 거의 절반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현재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총 11종의 가정상비약 중 타이레놀과 어린이 타이레놀 등 2개 품목의 공급이 불안정하다.
미니스톱을 제외하고 대부분 편의점들이 약품도매상을 통해 물량을 공급받고 있는데 판매 초기라 공급시스템이 아직 원활하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아울러 지역마다 가정상비약을 판매하는 점포가 고르지 못한 점도 소비자들의 불만으로 지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점주의 결정에 따라 가정상비약 판매 여부가 정해지는 것이라 주택가라 해도 일부 판매하지 않는 점포들이 다수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26일 현재 CU 6100여개, GS25는 4300여개, 세븐일레븐은 3000여개, 미니스톱 1250여개 점포에서 상비약을 판매하고 있다. 각 업체는 올 연말까지 전체 운영 점포 수 대비 80% 까지 가정상비약 판매 점포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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