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더 이상의 불패신화는 없을 것처럼 보이던 강남 부동산시장에 수요자의 발걸음이 조금씩 늘고 있다.
사정범위까지 떨어진 아파트는 하나둘 새로운 주인을 찾고, 전세시장은 학군 수요가 몰려들며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강남3구는 3년 째 연평균 입주량이 대단지 1개 수준에 그쳐 공급 부족이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3구에는 10월 총 795건 아파트 계약이 신고돼 올들어 최고 거래량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보다 131% 급증한 수치며 85% 늘어난 서울 평균을 크게 상회한다. 전년 동기 770건보다도 소폭 증가했다.
강남구가 98건에서 275건으로 180%나 증가했고 서초구가 67건에서 145건으로, 송파구는 178건에서 375건으로 늘었다.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로 매물가가 수요자의 사정권까지 떨어진 상태로 취득세 완화가 시행되며 급매물을 중심으로 매물이 팔려나가고 있다.
서초 부동산123공인 관계자는 “거품으로 요즘 외면을 받고 있다고 말하지만 어느정도 가격만 맞으면 수요는 있다”면서 “재건축같은 투자형 아파트보다 실제 거주할 수 있는 일반 아파트를 찾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단 거래 증가세는 눈에 띄지만 수요자의 기대 수준까지 가격이 떨어진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주로 성사되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송파구 잠실 리센츠 전용 84㎡는 9월 최저가 8억3000만원에 팔렸지만 지난달에는 7억8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최고가는 9억원으로 변동이 없다.
강남행 발걸음은 전세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10월 강남3구에서는 총 7245건의 전월세 계약이 확정일자를 받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4%나 늘었다. 서울 평균 증가율 8.7%, 전국 5.5% 보다 높다.
이 달 들어서도 강남3구의 전셋값은 0.73% 오르며 서울 평균 상승률인 0.3%, 전국 0.2% 보다 높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서초구는 1.3%로 수도권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치동 토마토공인 관계자는 “최근에는 수능이 끝나고 강남으로 진입하려는 문의가 있다”며 “지금부터 집을 찾아놔야 방학 중 겨울 방학 중으로 이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내년 강남3구에는 대단지 1개 규모의 수준의 신규 입주가 예정돼 있어 전세시장의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다. 또한 3년째 이어지는 입주량 부족으로 매매시장의 하방경직성은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내년 공공아파트를 제외한 민간아파트의 강남3구 총 입주량은 1429가구로 추정된다. 2011년 1246가구, 2012년 1100가구(추정치)에 이어 연 평균 1300여가구를 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뱅크 장재현 팀장은 “1000~1500가구 규모면 대단지 1개 규모 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잠재수요는 크게 줄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입주가 받춰주지 못해 전세시장은 물론 매매시장에서는 적어도 추가 하락을 최소화 해주는 범퍼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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