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무소속의 안철수 후보가 13일 중소기업계 표심잡기 행보를 이어갔다.
산업계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기업계는 혼전 중인 이번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구실을 할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경제민주화가 최대 이슈로 등장한 상황이어서, 대선 후보들 모두 '동반성장', '상생'이란 키워드와 제시하며 너나 없이 '중소기업 살리기'를 핵심공약으로 제시한 상태다.
이날 중소기업중앙회가 주최한 간담회에 참석한 안철수 후보는 중소기업에 대한 직접적 지원보다는 자생력에 방점을 찍고 이를 위한 기반 마련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안 후보는 "중소기업에게 직접적인 지원을 할 경우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자생력을 가지도록 튼튼한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차기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과 관련해 ▲불공정거래 관행 바로잡기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기반 마련 ▲정당한 댓가를 받는 직원과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등의 세 가지 주요 방향을 제시했다.
안 후보는 "중소·벤처기업을 힘들게 하는 것은 정당한 댓가를 받지 못하는 불공정 거래 관행"이라며 "납품단가 후려치기, 대기업 인력유출 등의 문제점을 우선순위에 놓고 적극 해결하려는 실천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그런 의미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경제민주화는 무늬만 흉내낸 '가짜'라며, 정치공학적인 발상으로만 접근했기 때문에 구체적 정책합의가 없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무엇보다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 기반 조성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 조달 구조를 개선해 중소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튼튼한 시장을 만드는 것은 중소기업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직접적 지원보다는 R&D 지원, 예를 들어 중소기업 위주의 연구개발비 예산 편성, 중소·중견기업의 R&D센터 건립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중소기업에게 이같은 '성장 사다리'를 놓아주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며 중소기업청을 격상해 실무에 적극 나설 수 있는 행정조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남민우 벤처기업협회 회장, 김경배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대표를 비롯해 중소기업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질의응답 순서에서 김경배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대표는 "대규모 점포의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 휴업일 수를 지금보다 더 강화해야 한다"며 "높은 금리로 고생하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해 소상공인 전담은행 설치도 고려해달라"고 주문했다.
이경호 영림목재 대표이사는 중소기업을 위한 경제민주화 추진을 위해 국회 내 경제민주화특별위원회를 설치해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이같은 소상공인 관련 정책 질의에 대해 '현장 지향적'인 정책을 펼치겠다고 답했다. 그는 ▲카드 수수료 인하 ▲임대료 인상 억제 ▲간이사업자 기준 상향조정(연매출 4800만원→9600만원) ▲직원대상 4대보험실시 및 사업자 지원기금 등 4가지 방안을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제시했다.
안 후보 캠프의 장하성 국민정책본부장은 "소상공인 자영업들에게 문턱이 낮은 금융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며 "R&D 지원을 중소기업 위주로 대폭 강화하고 수출형 중소 강기업을 만들기 위한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13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안철수 후보와 중소기업인의 만남' 행사가 열렸다.(왼쪽부터 최정숙 한국여성벤처협회장, 안철수 후보,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남민우 벤처기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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