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강남 최고 노른자 위 땅에 자리잡고 있는 무허가 판자촌 구룡마을이 환지방식으로 공영개발된다. 공영개발에 대한 주민 반발을 막기 위함이다. 환지에 대한 민간개발은
포스코(005490)건설이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20일 제12차 서울특별시 도시계획위원회를 개최해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도시개발구역 지정안을 환지방식 개발으로 ‘조건부가결’ 시켰다고 21일 밝혔다.
이번에 결정된 구룡마을 도시개발구역 면적은 총 28만6929㎡로 당초 입안된 27만9085㎡에서 조사 누락된 일부 훼손지역 7844㎡가 추가 포함돼 수정가결된 것이다.
지난 4월 서울시는 27만9085㎡ 땅에 거주민이 재정착할 수 있는 영구 · 공공임대 1250가구와 일반분양 아파트 1543가구 등 총 2793가구와 학교, 공원, 공공청사 등을 전체 공영개발 방식으로 지으려 했으나 주민반발에 막혀 개발을 보류한 바 있다.
서울시는 이같은 거주주민들의 민원을 줄이기 위해 일부 토지를 환지 방식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환지)비율 등 구체적인 개발계획은 별도로 수립해야 한다”며 “수용방식으로 한다는 큰 틀만 정해졌을 뿐 아직 결정된 사항은 나온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그 동안 논란이 많았던 민영개발에 대해서는 개발이익 사유화에 따른 특혜논란, 사업부진시 현지 거주민들의 주거대책 미비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보고 공영개발을 고수해 왔다.
구룡마을 주민자치회는 전체 토지의 20% 정도가 환지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환지방식이란 사업시행 전에 존재하던 권리관계에 변동을 가하지 않고 각 토지의 위치, 지적, 토지이용 상황 및 환경 등을 고려해 사업시행 후 새로 조정된 대지의 일부에 기존의 권리를 이전하는 행위를 말한다. 구룡마을 이 땅에 대해 민간개발 방식으로 개발할 수 있게 된다.
구룡마을 관계자에 따르면 “공공분양 아파트 40%, 임대 아파트 40%를 서울시가 짓고 20%는 환지 방식으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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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구룡마을 민간 개발은 포스코 건설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08년부터 구룡마을 개발 시행사의 토지 매입 대출 원리금을 상환해주는 등 구룡마을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은 향후 협의체 구성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며, 토지보상계획 및 주민 이주대책 등을 마련해 실시계획인가를 거친 후 2014년 말 착공해 2016년 말까지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이번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은 지금까지의 개발사업과는 달리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했던 시민들에게 쾌적한 주거환경과 현지 재정착의 기회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개발사업의 모델이 될 것으로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구룡마을은 1980년대 말부터 도심 개발에 밀려난 사람들이 모여 형성된 무허가 판자촌으로, 현재 1242가구, 약 2530명이 거주하는 서울에서 가장 큰 집단 무허가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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