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유럽과 세계경제의 운명이 달린 그리스 총선이 일단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며 마무리됐다.
17일(현지 시간) 그리스 2차 총선 결과 긴축이행을 약속했던 신민주당이 30%를 넘는 득표율로 1위를 차지, 추후 사회당과의 연립정부 구성에 성공할 경우 의회 과반의석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잔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대외변수에 민감한 한국경제도 일단 한고비를 넘겼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18일 오전 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긴급 시장동향 점검회의를 열고 그리스 선거 결과에 안도하면서도 이후 국내외 금융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 차관은 그리스 선거 결과에 대해 "유럽 재정위기를 둘러싼 최악의 상황은 넘긴 것 같다"면서 "단기적으로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낮아져,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신 차관은 "이번 결과에 일희일비해선 안 된다"면서 "앞으로 굵직한 이벤트들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대응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의 그리스 총선 결과보다 이후의 이벤트들의 결과가 더욱 중요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그리스 총선 결과 신민당이 승리하긴 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신민당과 사회당의 연정가능 여부도 지켜봐야 하지만, 연정의 구제금융에 대한 입장이 변수로 남아 있다.
현재 긴축에 대한 그리스 내 불만이 고조돼 있는 상황에서 신민당과 사회당을 제외한 그리스 대부분의 정당들이 여전히 긴축에 반대하고 있어, 신민당이 연정에 성공하더라도 구제금융 이행조건에 대한 재협상을 진행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독일 등 구제금융 조건에 대한 재협상 불가입장 국가들과의 갈등이 불가피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그리스 총선으로 유로존 우려가 해소된 것이 아니다"며 "연정 구성의 성공여부, 연정의 구제금융에 대한 입장 등 여전히 확인해야 할 변수들이 남았다"고 지적했다.
그리스 선거 이후 연쇄적으로 열리는 국제회의도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의 향방을 결정할 주요 이슈다.
18~19일 멕시코에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개최되며, 19~20일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열린다. 또 21~22일에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22일에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4개국 정상들이 유로존 해법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멕시코 G20 정상회의와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는 1000억 유로의 금융지원 이후 경제위기가 심화되는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로존 위기 대응책과 세계경제 회복방안이 주요 의제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나올 경기부양책과 함께 주요국 정상들이 국제공조 및 어떤 글로벌 부양책을 제시할지가 관심사다.
G20 회의에 참석하는 이명박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는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그리스 총선 이후의 경제상황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 제체를 구축하도록 했다. 또 재정부 국제금융 라인과 국제금융센터 등은 멕시코 현지와의 비상연락망을 유지한 채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갔다.
강유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유럽팀장은 "그리스 선거 결과 긴축프로그램을 이행하겠다고 약속한 정당이 정부를 계속 구성하게 됐지만, 동시에 긴축정책을 반대하는 정서가 강하다는 점도 확인됐다"며 "3차 구제금융 필요성이 언급되는 등 위기요인은 계속 남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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