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수입가격이 떨어졌음에도 수입 프라이팬의 국내 판매가격이 현지보다 최대 3배 가량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독점 수입·유통업체들이 챙기는 유통 수익이 턱없이 높기 때문이다.
대한주부클럽연합회는 3일 유럽산 수입 프라이팬 8개 제품에 대해 한·EU FTA 전후 가격 동향, 국산제품과 수입 제품의 가격 비교, 판매점별 소비자가격 등을 조사해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프라이팬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는 4개 수입산 알루미늄 프라이팬의 경우, 소비자가격이 수입가격에 비해 평균 2.9배 높았다. 제품별로는 최저 2.45배에서 최고 3.46배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수입·유통업체들이 차지하는 몫은 수입가격의 1.9배 수준이었다. 판매관리비, 인건비, 매장비 등 제반비용을 고려하더라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수입 프라이팬의 수입·유통업체 대부분이 해외 제조사의 국내지사이거나 독점계약으로 해당 브랜드의 국내 유통에 독점력을 갖고 높은 소비자가격을 통해 많은 이윤을 취하고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수입 프라이팬은 고가의 국산 프라이팬보다 2배 이상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국산 프라이팬 7개 제품과 가격 비교를 한 결과, 고가의 스테인리스 제품의 경우 수입 제품이 마스터쿠진, PN풍년 등 국산 제품보다 평균 2.12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가의 알루미늄 제품의 경우에도 키친아트, 해피콜 등 유명 국산 브랜드 제품보다 수입제품이 평균 2.35배 더 비싸게 판매됐다.
판매점별로는 백화점이 가장 비쌌고, 온라인쇼핑몰이 가장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주부클럽연합회는 "백화점은 수입업체를 거쳐서 중간유통업체를 통해 매입하는 2~3단계의 유통구조를 가지는 반면, 대형마트나 온라인쇼핑몰의 경우 직수입을 하거나 수입업체만 거치는 간소화된 유통구조를 가지고 있어 가격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또 수입 프라이팬의 국내외 가격을 비교한 결과 국내 백화점의 판매가격은 외국 백화점보다 최고 57.4% 높은 반면, 국내 대형마트 가격은 외국의 할인마트보다 오히려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주부클럽연합회는 "대형마트나 인터넷쇼핑몰이 백화점보다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사실을 인식해 합리적인 구매를 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프라이팬의 경우,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구입한 제품에 대해서도 수입업체가 A/S를 제공하므로 소비자피해 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조언했다.
수입 프라이팬 가격 조사결과는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종합정보망 스마트컨슈머(smartconsumer.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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