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향후 몇년 동안 스마트폰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는 음성 인식이다.
애플 아이폰4S 시리(Siri)를 시작으로 음성인식 기술은 인류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바꿀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음성인식기술이 이제 막 태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놀랍게도 이 기술은 휴대폰이 양산체제로 돌입하던 15년전 우리나라 휴대폰 제조사들이 먼저 구현했던 기술이다.
하지만 기술발전을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완전하게 다듬지 못한 탓에 지금은 애플 시리를 부러워해야만 하는 입장에 처했다.
◇애플에게 뺏긴 음성인식 선두권
추억의 TV CF를 보면 적에게 쫓기는 안성기씨가 휴대폰을 놓치게 되고 '본부!본부!'를 외치자 음성다이얼이 작동한다.
단순한 ARS같은 답문에 불과한 음성입력이었지만 이 당시 삼성의 음성인식 기술은 상당한 충격이었다.
터치스크린, 컬러 디스플레이, MP3 등이 휴대폰에 탑재되기 전부터 삼성이 음성인식기능을 먼저 휴대폰에 도입했다는 점은 이 기술의 잠재성을 충분히 인식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휴대폰이 스마트폰으로 진화하면서 영화와 인터넷, 화상통화, 온라인 게임 등으로 발전영역이 넓어지고 있지만 음성인식 기술만큼은 일상 기술로까지 적용되지 못했다.
결국 음성인식기술에서 프론티어였던 삼성은 15년이 지난후 애플이 이뤄낸 아이폰4S의 음성인식 기술 시리(Siri)를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아이러브스쿨'은 왜 페이스북이 되지 못했나
13년전 우리나라는 IT기술 하나만으로도 돈방석에 앉을 수 있었던 시대였다.
카이스트 출신인 김영삼씨가 5000만원의 자본금으로 만든 아이러브스쿨은 당시 대박이 났고 지금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SNS 시대를 예감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현재 우리는 "이런 좋은 커뮤니티 사이트가 많았는데 왜 트위터·페이스북을 쓰고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생긴다.
인맥관리보다는 '첫사랑'이라는 추억팔기에 머물러 실패한 원인도 있지만 토종 커뮤니티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가 부족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아이러브스쿨 뒤에 등장한 다모임, 세이클럽, 하늘사랑, 버디버디 등 인기를 끌던 커뮤니티 사이트들도 제대로 꽃 피우지 못한채 퇴락의 길을 걸었다.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해외 서비스에 주도권을 내준 사례를 다시 한번 되짚어 봐야 할 때다.
◇요즘 TV는 옛날 TV가 아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에 이은 전세계 IT업계의 차기 전쟁터는 가전시장이다.
TV, 냉장고, 에어컨 등 각각 영역이 구축돼 있던 가전제품의 벽이 허물어져 하나로 통합되는 추세다.
현재 우리 삶의 디지털지도를 그려본다면 애플이 아직 확보하지 못한 분야가 바로 거실이다.
특히 TV는 애플에게 매우 뜨거운 관심영역이다.
팀 쿡 애플 CEO가 발표한대로 애플TV가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면 삼성과 LG는 TV시장에서 고전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애플이 꿈꾸고 있는 디지털미디어 세상은 세탁기가 작업이 끝났지를 TV화면으로 알수 있으며 휴대폰으로 전자레인지를 작동시켜 집에 도착했을 때 음식준비가 끝나게 할 수 있는 가전융복합 시대다.
가전제품 만큼은 전세계를 주름잡던 삼성과 LG가 '왕년의 제왕' 소니처럼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시작하는 가전융복합 흐름을 정확히 읽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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