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복지가 2%대 물가 '선물'..총선 후엔 '글쎄'(종합)
전월세·휘발유 등 체감물가는 여전히 '꽁꽁'
2012-04-02 11:46:22 2012-04-02 11:46:54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정부가 비판해왔던 무상복지정책이 오히려 물가안정에 일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해 지난달부터 시작된 보육료 지원, 유치원비 지원, 전국 지방자치단체로 확대되고 있는 무상급식이 물가를 0.5%포인트나 끌어내렸다.
 
그러나 무상복지정책이 인위적으로 만들어 준 이번 물가상승률은 4월의 정치 이벤트가 끝나면서 다시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여전히 '한겨울'이다.
 
자치단체들이 무상보육 재원이 없어 하반기부터 지원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선언한 것도 물가 불안의 불씨다.
 
◇무상복지가 안겨준 2%대 물가
 
통계청은 3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2.6% 상승했다고 2일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 2010년 8월 이후 19개월만이다.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도 1.9%로 2010년 12월 이후 15개월만에 1%대로 진입했다. 식료품 및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물가도 전년동월대비 1.7% 오르는데 그쳤다.
 
3월 전체 물가를 끌어내린 것은 무상복지의 효과가 컸다.
 
3월부터 시작된 보육료 지원으로 물가는 0.33%포인트 하락하는 효과를 보였고, 유치원납입금 지원(-0.07%p)과 전국 지방자치단체로 확대되고 있는 무상급식(-0.08%p)까지 감안하면 무상시리즈로 발생한 물가인하효과는 0.5%포인트에 달한다.
 
무상복지정책이 없었다면 물가는 3월에도 여전히 3%(3.1%)에 머물렀다는 얘기다. 여기에 대학등록금 경감대책도 0.09%포인트의 물가인하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무상복지정책의 물가인하 효과는 앞으로 1년 가량만 지속될 전망이다. 1년 후에는 전년동월과 비교하는 물가상승률에 보육료지원 효과는 상쇄돼 사라질 수 있다.
 
안형준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지원이 계속되는 보육료의 경우 통계의 ‘착시’를 가져올 수 있다”며 “그러나 보육료는 정부지원 외에 아직 내는 것들이 있다. 1년이 지나면 인하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고, 3년 정도 되면 물가가중치를 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체감물가 여전히 높아‥총선 이후도 걱정
 
전체 물가가 낮아졌다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는 여전히 높다. 가계 소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집세(전월세)는 4.9% 상승했고, LPG(취사용 3.7%), 휘발유(2.1%) 등 석유제품은 지난달에 이어 여전히 강세를 이어갔다.
 
서민들의 구입빈도가 높은 농산물 등이 채소류를 중심으로 크게 오르고 있어 생활물가 수준은 높은 상황이다. 배추(75.9%)나 풋고추(24.5%), 닭고기(8.6%) 같은 식료품 가격은 큰 폭으로 올랐다.
 
선거 때문에 묶여 있던 물가가 4월 총선 이후 들썩일 가능성도 높다. 재원이 부족한 자치단체들의 보육료 지원이 차질을 빚을 경우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주형환 재정부 차관보는 “유가와 원자재가격 상승이 4월 총선 이후 공공요금과 개인서비스요금, 공업제품 등에 점차 반영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정부는 현 물가수준에 만족하지 않고, 서민물가 안정과 인플레심리 차단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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