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비상경제정부' 출범 등을 통해 위기극복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위기극복의 모범사례가 됐다고 판단했다.
청와대와 KDI는 21일 각각 '이명박 정부 4년, 경제분야 주요 성과'와 '이명박 정부 4년: 경제적 성과와 향후 정책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위기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큰 어려움이 있었다"면서도 "위기 속에서도 총력을 기울려 적지 않은 성과도 거뒀다"라고 밝혔다.
정부의 말처럼 세계 다른 나라와 비교해 위기는 극복했을지 몰라도 분배악화와 내수부진·청년층 고용악화 등 어두운 면은 여전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적절한 대응으로 위기 빠르게 대처"
이명박 정부는 지난 4년 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르게 글로벌 위기를 극복했다고 밝혔다. 대부분 다른 나라의 국가 신용등급이 하향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상향 조정되기도 했다.
정부는 경제위기 속에서도 재정은 양호한 수준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이번 정권의 국가채무비율 증가속도는 2.6%포인트로, 김대중 정권(6.7%포인트)와 노무현 정권(12.1%포인트)에 비해 현저히 낮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복지에 대해서도 지출이 역대 정부 중 최고 수준으로 확대됐으며 0~5세의 육아보육과 대학등록금 인하,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지원을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또 농업분야에서는 반 세기만에 농민의 숙원이던 농협개혁에 성공했으며, 농식품의 생산과 수출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해소되고 있으며, 대·중소기업간의 동반성장 문화 조성에도 힘썼다고 봤다. 이로 인해 국가경쟁력과 기업환경도 대폭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고졸자 채용이 확대되는 가운데 창업과 벤처투자가 늘어나고 비정규직 보호가 강화되며 고용의 질이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노사관계 역시 선진화를 이룬 것으로 봤다.
대외적으로는 세계 9번째로 무역 1조달러를 달성했고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 FTA를 통한 경제영토 확장을 통해 FTA 체결국들과의 무역 증가율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세계 6번째 원전 수출국으로 도약하는 등 해외 에너지·자원의 자주개발율 상승에도 기여한 것으로 봤다.
KDI는 "현 정부 출범 후 글로벌 금융위기 등에 대응해 확장적 거시정책과 금융시장안정 조치 등을 통해 위기에 적극 대응한 결과 우리는 세계 어느 국가보다 위기를 빨리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취업 어려운 가운데 소득분배 악화..내수 위축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청년층의 취업난이 심각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청년 실업률은 7.2%로 전체 실업률의 2배, 40세 이상 실업률의 3.5배를 넘는다고 분석했다.
고용의 질이 개선되고 있다는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 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공기업 등 286개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은 전년보다 8.2% 증가했다. 이는 2007년 3만7212명과 비교하면 20%가 증가한 규모다.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비중도 2007년 14.4%에서 지난해 17.7%로 늘었다. 이는 공공기관 선진화를 위해 정원을 감원하면서, 이에 해당되지 않는 비정규직을 늘리는 것이 발단이 됐다.
복지 지출이 늘어나면서 국가부담은 급증했다. GDP 대비 복지 지출 비중은 MB정부 평균 9.5%이며, GDP 대비 국가부채 비중도 32.4%로 YS정부 이래 최고 수준에 달했다.
민주통합당에 따르면, 이번 정권의 1인당 순국가채무가 전 정권에 비해 급증했다.재정수지가 참여정부 5년간 18조원인 반면 현정부 4년간 97조원으로 늘어났으며 국가채무는 137조원이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가순채무는 참여정부 5년간 31조원 증가한데 반해 현 정부 4년간 85조원이 증가했다. 1인당 순국가채무를 따져보면 참여정부 5년간 63만원 증가했다면 현 정부 4년간 194만원으로 늘어난 셈이다.
정치권과 업계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EU FTA의 경우 유통업자 배만 불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아랍에미리트(UAE) 에 대한 10억배럴 이상의 대형 생산 유전에 대한 우선적 참여기회 보장을 둘러싼 의견도 분분하다. MOU를 체결했을 뿐 실제적으로 이뤄진 계약은 없기 때문이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글로벌경제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등을 잘 넘긴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소득 증가 속도가 느리고 소득분배가 악화될뿐 아니라 청년실업과 민간소비 및 투자 부진으로 인한 내수 등은 크게 위축됐다"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