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두관 경남지사의 민주통합당 동반입당이 끝내 좌절됐다.
복수의 민주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한명숙 대표는 그간 두 사람의 동반입당을 강하게 추진해왔다.
시민사회와 영남을 대표하는 두 사람의 입당 자체가 총선을 눈앞에 둔 민주당으로선 더 없는 호재지만, 이를 동반입당으로 승화시킬 경우 갖게 될 정치적 의미 또한 염두에 뒀다는 게 관계자들의 일치된 전언이다.
한 관계자는 기자에게 “대표 취임 이후 불거진 내홍을 일시에 털고, 향후 지도력에 힘을 싣게 한다는 측면에서 두 사람의 동반입당만큼 여론이 집중되는 이벤트가 있겠느냐”며 “한 대표가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조율이었다.
김 지사 측과는 반대로 박 시장 측과의 조율이 원활치 않았다는 게 채널에 관여했던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는 박원순·김두관, 양측의 설명과도 일치한다.
김 지사 측 관계자는 “되도록 당이 원하는 시기에 입당할 수 있도록 모든 사전준비는 마쳤다”고 말한 반면 박 시장 측은 “시민사회와 통합진보당의 양해를 구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조율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당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지연이 길어지자 한 대표는 순차적 입당을 결정했다. 여기에는 김 지사의 입당을 통해 혹시 있을지 모를 박 시장의 입장 선회를 예방한 측면도 내재된 것으로 풀이된다.
신경민 대변인 또한 “한분, 한분 모두 거물이라 따로 입당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내 일각에서는 박 시장의 김 지사에 대한 견제도 동반입당이 좌절된 한 요인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지사가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등 무게감이 남다르기 때문에 대중 및 언론의 주목도가 다원화되는 것에 대한 기피 아니었느냐는 시각이다. 서울시장으로서의 자존심도 작용했을 것이란 얘기도 흘러나왔다.
이를 뒷받침하듯 박 시장은 지난 10일 김 지사와의 16일 동반입당이 보도된 직후 출장지인 일본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혀 모르는 내용”이라며 “김 지사가 그렇게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부정한 바 있다.
반면 김 지사는 예정대로 오는 16일 민주통합당에 공식 입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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