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류설아기자] 외식업계 창업을 고려한다면 무엇보다 각 프랜차이즈 특성과 운영 현황, 상권 보호 여부 등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기존에 널리 알려진 프랜차이즈는 그만큼 주요 상권에 이미 너무 많이 자리잡아, 동종 업계뿐만 아니라 같은 브랜드끼리 수익 경쟁을 벌여야 하는 촌극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기존 프랜차이즈 운영 노하우를 활용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노릴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프랜차이즈 운영 기업이 최근 자체 성장 방안으로 제시하는 '제2브랜드'가 그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 제 2브랜드는 무엇인가
파리바게뜨, 까페베네, BBQ치킨 등 이름만 들어도 전 국민이 다 알만한 프랜차이즈가 수두룩하다.
외식업계 유명 프랜차이즈는 그 인지도만큼 소비자 호응을 얻어 매출을 올렸다는 것을 방증하는 한편, 이미 포화된 상태여서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최근 몇년간 각 프랜차이즈 기업 또는 가맹본부도 더 이상 자사의 대표 브랜드를 국내에서 확장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 (사)대한가맹거래사협회가 지난해 12월5일 발표한 '정보공개서 기본 정보를 통해 본 대한민국 100대 프랜차이즈'에 따르면 외식업계 브랜드 60여개 중 2010년 말 기준 가맹점수가 가장 많은 P 프랜차이즈의 경우 2000개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이 100개 이상의 가맹점이 전국에 분포, 유명 프랜차이즈의 포화 상태인 시장 현황을 드러냈다.
또 기업 차원에서 상권을 보호하는 프랜차이즈는 8개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돼, 각 가맹점주가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이처럼 더 이상 기존 브랜드를 확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각 기업이 내놓은 것이 제 2브랜드다.
현재 시장을 장악한 유명 브랜드가 제 1브랜드라면, 제 2브랜드는 기존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사 브랜드와 겹치지 않는 아이템을 내놓는 것이다.
특히 최근 제 1브랜드 론칭에 성공한 기업은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한 자신감으로 제 2브랜드를 론칭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또 제조업체처럼 제 1브랜드의 포화 상태에서 자사의 성장과 효율적인 발전을 위한 방안으로 제 2브랜드를 출시하는 경향도 짙다. 기존 프랜차이즈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 신제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해 매출을 올리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 전태유 세종대학교 유통산업학과 교수는 "최근 프랜차이즈 기업의 경영 트렌트는 제조업게에서 제품 차별화하고 다각화해 성장을 추진하는 것처럼‘다브랜드’로 흐르고 있다"며 "성장과 발전을 당면과제로 한 기업 입장에서는 필수적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이어 "제 2브랜드의 경우 각 기업이 제 1브랜드의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아직 가능성이 남아있는 새로운 시장을 여는 사업인만큼 예비 창업주에게 비교적 성공적인 창업 아이템이 될 수 있다"며 "제 1브랜드의 성장 과정이 제 2브랜드 운영에도 반영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제 1브랜드를 잘 살피고 신규 브랜드 매장과 사업설명회 등을 방문해 많은 정보를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신규 브랜드를 선점하라
높은 인지도와 매출을 기록한 제 1브랜드 운영 노하우를 토대로 한 기업의 제 2브랜드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 대표적으로 지난해 12월 문을 연 이탈리안 레스토랑 '블랙스미스'가 있다.
블랙스미스는 토종 커피 전문점 '카페베네'가 출시한 레스토랑으로, '대장장이 공간'이라는 독특한 인테리어와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정통 이탈리안 메뉴를 선보인다.
비록 론칭한 지 얼마 안됐지만 하루 평균 매출액만 1600만원을 훌쩍 넘기며 외식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블랙스미스 측에 따르면, 현재 6개 매장이 착공에 들어갔고 30개 매장에 대해 가맹 계약을 완료한 상태다. 1호점 강남역과 배우 송승헌이 가맹점주로 있는 신사역점까지 2개 매장이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예비창업주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기존에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나 패밀리 레스토랑이 가맹형태가 아니라 대부분 직영체제로 운영해 도전하지 못했던 예비 창업주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주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블랙스미스 본사 측은 가맹점에 5년 이상의 점장과 매니저, 쉐프 등 기존의 창업주들이 엄두내지 못했던 부분을 지원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김동한 블랙스미스 과장은 "기존에 가맹형태가 없었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대한 가맹점 매뉴얼을 구축하고 점주가 하지 못한 부분을 실행할 수 있어 인기를 끄는 것으로 보인다"며 "패밀리 레스토랑보다 쉽게 적응해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올해 자사 목표로 세운 가맹점 100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파스타와 피자 등 이탈리아 요리가 보편화되고 고객의 수요와 선호도가 꾸준히 높아진 만큼 새로운 이탈리안 레스토랑 프랜차이가 또 탄생할 전망이다.
외식문화기업 강강술래(www.sullai.com)는 현재 운영중인 다이닝&바 청담동48번지의 인프라 및 운영노하우를 기반으로 한 정통 이탈리안 파스타전문점을 올해에 선보일 계획이다.
23년의 역사와 안정적인 물류시스템, 정통 이탈리아 파스타와 피자 메뉴 등을 통해 기존 파스타 전문점과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회사 측은 본토 맛을 앞세운 정통요리로 승부하는 한편, 기존에 구축된 브랜드 이미지와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충분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희성 강강술래 이사는 "기존 강강술래의 다른 브랜드를 모두 직영체제로 운영해왔지만 브랜드 기반과 이미지를 구축하면서 가맹사업을 고려하고 있다"며 "이 중 기존에 운영해 온 청담동48번지를 이탈리아 정통 방식을 기반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메뉴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새로운 프랜차이즈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치킨 전문 브랜드에서 종합 외식 브랜드로 새 단장한 BBQ도 오는 12일 무려 3년만에 창업설명회를 마련하는 등 신규 브랜드 가맹 사업에 불을 붙였다.
주인공은 시간대별 운영 메뉴가 달라지는 독특한 콘셉트의 'BBQ 뉴컨셉 멀티 카페'다.
BBQ뉴카페는 치킨요리는 물론 피자, 파스타, 스테이크, 샐러드, 다양한 음료 등 100여 가지 메뉴를 시간대별 특성을 살려 제공하는 멀티 종합 카페다.
회사 측은 특정시간대에만 매출이 집중되는 외식사업의 한계를 돌파할 수 있다는 장점을 부각하고 있다.
실제 BBQ뉴카페 1호점인 BBQ 패밀리타운점은 고객 대기 시간이 1시간을 웃돌고, 일 매출 800여만 원을 기록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특히 BBQ는 업계 최초로 총 투자비의 연 5% 수익을 보장해주는 '최저수익 보장제'를 실시해 예비 창업자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보장해준다.
또 전문 교육기관인 치킨대학에서 전문 조리장 및 점장을 육성해 가맹점에 공급, 가맹점주의 경영 부담을 줄여주는 시스템을 구축해 눈길을 끈다.
이에 대해 한 창업 전문가는 "갓 시작하는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면 상권이 좋은 시장을 선점하고 외식업 유행을 빠르게 따르고 선도한다는 장점이 있다"며 "하지만 소비자 호응과 운영 노하우, 안정적 매출 등이 입증되지 않은 불안요소가 있는 만큼 예비가맹점주의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