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부동의 2위 자리 탈환을 위해 공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4일 삼성전자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올해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등을 포함한 통신장비 전세계 점유율을 지난해 11% 수준에서 15%~18%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자체 추정자료를 보면 지난해 통신장비의 절대강자 에릭슨이 전세계 물량의 45% 정도를 쓸어 담았다. 2위와 3위는 소숫점 이하 근소한 차이로 12%대의 노키아지멘스와 알카텔루슨트(ALU)가 차지하고 있다.
◇ 통신장비 세계 2위 목표..휴대폰 전략 차용
전세계 4위 사업자인 삼성전자는 지난 해 2위권 탈환을 내부적인 목표로 정했지만 근소한 차이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 좀 더 공격적인 목표를 세우고 부동의 2위 자리를 확보한다는 생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휴대폰 시장의 정체와 마진율 하락이라는 2중고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통신장비는 포기할 수 없는 사업"이라며 "모든 역량을 집중해 통신장비 시장에서 부동의 2위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올해의 핵심 이슈"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3분기 가트너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통신장비 시장은 2010년 400억달러, 지난해 410억달러, 올해 430억달러로 꾸준한 물량을 소화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전세계 1위 자리까지 넘보고 있는 휴대폰의 전략을 그대로 차용할 생각이다. 특히, 4G로 통신장비 시장이 넘어가는 올해와 내년에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분야에서 지난 2008년과 2009년 기술혁신과 치밀한 마케팅 전략을 통해 한때 전세계 시장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던 노키아와 격차를 꾸준히 줄이고, 3위권 이하 업체들과 꾸준히 간격을 벌리는 등 일종의 Top2 전략을 구사한 바 있다.
결국, 지난 2년 동안 스마트폰 돌풍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한 갤럭시 시리즈로 애플 아이폰과 맞대결을 벌이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 지난해 말 집계 기준으로 1위 노키아와의 격차를 5%대 이하로 줄이는 기염을 토했다.
◇ 글로벌Top2, 관건은 LTE..패키징 판매
삼성전자는 3세대(3G) 통신장비 시장에서 4G로 넘어가는 올 한해를 삼성이 치고 나갈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
신종균 무선사업부장(사장)도 지난 2일 기자들과 만나 “전세계 LTE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기 때문에 통신장비 사업에 대해서도 기대가 크다”고 말한 바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틀라스에 따르면 올해 LTE장비 시장은 52억달러, 내년에는 120억달러로 두배 이상 성장한다. 지난해 LTE 장비 시장은 30억달러 아래였다.
4G 전환기의 Top2 전략을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 삼성전자는 휴대폰과 통신장비 등을 한데 묶어 판매하는 패키징 마케팅에 힘을 쏟을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폰에서 통신장비까지 원스톱으로 구매가 가능하다는 점과 함께, 가격 면에서도 할인폭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는 이점으로 전세계 이통사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생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다품목 대량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통사가 휴대폰과 통신장비 패키징 구매를 시도할 때 상황에 따라서 휴대폰 가격을 할인해 주거나 아니면 장비가격을 내려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사업자”라고 분석했다.
◇ LTE와 와이브로, 양동 작전..2012 MWC, 통신장비 전시 확대
삼성은 LTE와 와이브로 둘 모두를 적절히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신기술인 LTE 장비를 우선적으로 판매하되, 통신사업자가 저렴한 가격대의 4G 서비스를 원하면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삼성전자표' 와이브로를 권한다는 전략이다.
아프리카나 중동, 동남아시아 등 일부 신흥 시장은 2세대(2G) 통신서비스에서 4G로 바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 굳이 3G 방식인 WCDMA서비스와의 연결고리가 필요한 LTE를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집중 부각해 와이브로 판매도 확대해 갈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4G서비스인 와이브로의 전세계 1위 사업자인데다 그동안 개발했던 연구개발비를 넘어서는 이익을 얻었기 때문에 가격책정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한편, 삼성전자는 다음달 스페인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차세대 스마트폰 갤럭시S3 출품을 포기하고 갤럭시노트와 갤럭시넥서스 변형 모델 등을 선봉에 세운다.
대신 사상 처음으로 별도 부스에 가까운 크기로 통신장비 전시회를 계획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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