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급격하게 휘몰아치던 변동성 장세속를 지나고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실적호조와 부진은 곧 시장의 수급에 영향을 미쳐 해당 기업의 주가상승과 하락으로 이어지는 정비례 관계를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호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은 실적과 정반대의 엇갈린 시장반응에 어리둥절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26일 실적발표에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전망한
코오롱아이넷(022520)은 실적개선에도 부진한 주가 흐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코오롱아이넷은 3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55.2% 늘어난 4034억원을, 영업이익은 23.7% 늘어난 6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력 매출처인 중동과 중국에 이어 동유럽과 남미로의 무역 부문 수출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연간 누적 영업이익은 240억원으로, 166억원에 불과했던 지난해에 비해 43.9% 증가하며 사상 최대의 연간 실적도 기대된다.
하지만 주가는 실적과 반대 움직임을 보이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실적발표와 함께 가격제한폭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세로 돌아섰고 지난 1일 반짝 반등 이후 2일 다시 하락세를 지속했다.
이처럼 높은 실적에도 시장의 반응이 냉랭한 것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사업다각화를 위해 연내 추진될 코오롱건설과의 합병에 따른 부담감이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재의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이후 불확실성이 크기때문에 시장이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7일 3분기 실적발표에서 S-Oil은 정제마진 상승과 윤활기유 부문의 이익증가로 전년대비 84.7% 늘어난 368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기간중 매출액도 7조806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1.2%가 증가했다.
하지만 상승세를 보인 27일 이후 주가는 4거래일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실적이 높지만 당초 시장의 기대치를 하회하는 수준"이라며 "컨센서스보다 낮은 실적은 배당수준 변화와 고평가 우려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유럽발 금융위기에 대한 국제적 공조 분위기 속에 올해 사상 최대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되는 은행주들도 부진한 주가흐름에 맥을 못추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들 기업의 부진한 주가흐름에 대해 "실적이 좋아졌지만 이미 기대치가 하향 조정됐던 만큼 이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 주요한 원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추가적인 실적 상향에 대한 기대감이 없다는 점외에도 해당 기업들의 숨겨진 악재들도 한 몫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들 기업의 실적이 크게 좋아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내부적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될 소지가 있는 경우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적대시한다는 점도 수급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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