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나연기자] 리비아의 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사망 소식으로 건설주가 투자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21일 유가증권시장의 건설업종지수는 전날보다 5.19% 뛰며 전체업종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건설주들의 급등원인은 카다피의 사망으로 리비아 내전이 사실상 종식되면서 건설업체들이 수혜를 받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건설주들의 국내외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낙관론과 아직 투자는 시기상조라는 신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건설주의 강세는 카다피 사망의 영향과 함께 전날 낙폭이 컸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건설주는 가격메리트와 함께 중동지역 모멘텀도 있어 긍정적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향후에도 꾸준히 수주 물량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조동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에서 석유화학 프로젝트 중심으로 향후 5년간 12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며 "유가가 추가적으로 30~40% 하락하지 않은 이상 프로젝트 발주 스케줄대로 진행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택시장에 대한 우려감도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송 연구원은 "상반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태를 해결하고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급한 문제는 해결됐으며, 국내 건설모멘텀을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도 시장참여자는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주가에 벌써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리비아 재건 기대감만으로 건설주를 매수하기 보단 정치상황을 지켜보면서 투자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리비아에는 100여개의 부족이 난립하고 있어 통일정부가 들어서기보다는 당분간 무정부상태로 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이 있다"며 "리비아의 정치체제가 안정된 후 투자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임 연구원은 또 "PF 부실이나 부동산 경기에 대한 우려감이 여전하고, 건설주의 펀더메탈이 개선된 것이 없기 때문에 리비아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강력매수하기엔 부담이 있다"고 진단했다.
뉴스토마토 이나연 기자 white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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