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카드사들이 고객에게 체크카드보다는 신용카드 발급과 사용을 은밀히 유도하고 있다.
신용카드는 체크카드보다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가맹점 수수료는 물론 현금서비스 등 각종 수수료가 붙어 카드사 입장에서 신용카드는 체크카드에 비해 매력적인 수입원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체크카드 고객에 대한 혜택을 줄이는 등 체크카드 '왕따' 정책을 펴고 있어, 금융당국의 체크카드 사용권장을 무시한 채 고객을 우롱하는 '꼼수'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 돈 안 되는 체크카드 외면하는 카드사
14일 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의 일반 가맹점 수수료는 1.5%~3.6%인 반면 체크카드의 가맹점 수수료는 최대가 1.7%에 불과하다.
카드수익의 60%이상을 가맹점 수수료가 차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카드사에서 신용카드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낮은 체크카드는 카드사들의 외면을 받는다는 얘기다.
또 수익의 100%를 가맹점 수수료에만 의존하는 체크카드는 현금 서비스나 카드론에 따른 수익도 없어 카드사들이 신경을 잘 쓰지 않는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에서 신용카드의 현금서비스 사용으로 얻는 수수료는 전체 수익 중 6.8%, 카드론 수익은 12.1%를 차지한다. 신용카드의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이 카드사 전체수익의 20%에 가까운 수입원인 셈이다.
◇ 카드사의 교묘한 '꼼수'
한 발 더 나아가 카드사들은 체크카드의 혜택마저 줄이고 있다.
이달 우리V체크카드의 혜택이 축소된 것을 시작으로, 내달에는 20개의 현대 체크카드도 부가서비스를 축소한다.
'고객이 먼저'라는 카드사들의 캐치프레이즈는 단지 소비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한 수단이라는 비아냥거림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카드사와 연계된 은행에서는 신용카드실적을 연계한 적금을 판매하며 신용카드 사용을 부추기고 있다.
현재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국민은행 등은 신용카드 사용실적과 연계해 고금리 이자를 주는 적금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마저도 신용카드 연간 사용액이 1800만원에 달해야만 고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과소비까지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체크카드를 권장하는 금융당국의 지도는 아무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서영경 YMCA 신용사회 운동사무국 팀장은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서는 체크카드 사용이 활발해져야 함에도 신용카드 매출을 늘리기 위해 연계상품까지 내놓고 있다”며 “카드사들이 이익을 챙기기 위해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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