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잇단 정부 가격 압박에 불만 '최고조'
지경부, 주유소 혼용판매 추진.."유류세를 내려라"
2011-09-07 15:10:23 2011-09-07 17:57:41
[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정부가 정유사를 또 다시 압박하고 나서면서 정유사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했다.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에 부응하기 위해 정유사들이 기름값 인하 등 영업손실을 크게 감수하며 정책에 동참했으나 정작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는 것.
 
특히 주유소들에게 모든 정유업체가 공급하는 기름을 판매할 수 있도록 추진하면서
정유업계의 불만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정유업계는 기름값 100원 인하로 2분기 반토막 난 영업적자를 감수한 상황에서 기름 혼용판매 허용까지 정유사에 대한 압박이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최근 지식경제부는 특정 정유사 간판을 건 주유소도 다른 회사 석유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고시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경부는 주유소가 폴에 상관없이 값싸게 정유사 기름을 얻어 판매할 수 있어 기름값 인하 효과가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정유사 한 관계자는 "정부가 기름값 인하 이후에도 압박하고 나서자 정유사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며 "유독 정부가 정유사만 압박하고 나서면서 시장경제 자율화를 침해하는 것은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최근 석유가격이 눈에 띄게 오르면서 전국적으로 유사석유 판매 행위도 늘고 있는 상황에서 개정안이 허용될 경우 유사휘발유 등 불법석유제품의 유통을 막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특히 저렴한 가격으로 기름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대안주유소의 경우도 현실성과는 다소 멀다는 지적이다.
 
이 상황에서 정부는 "일본산 석유제품 수입을 검토했으나 현지 사정상 석유 재고가 부족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대안 주유소도 기름을 싸게 공급받아야만 가능한데, 일본산 석유제품 수입이 무산되면 결국 대안 주유소도 국내 정유사에서 기름을 사들여야 한다.
 
정부가 이 부담을 안게 될 경우 수익성에 손실이 불가피할 수 있기 때문에 세액으로 떠넘길 수 있다는 것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기름값은 국제가격에 1~2주 정도 연동되는데, 최근 국제 시세를 보면 반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있어 예상하기 어렵다"며 "여러 대책보다는 유류세를 내리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일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는 기름값 인하를 위해서는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입규제 완화를 통한 석유 수입사 활성화 보다는 원유 가격을 낮춰 수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날 허은녕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정유사의 원유 자주확보율이 낮아 석유제품 수입단가 경쟁만으로는 가격 경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유전개발이 주임무인 한국석유공사를 통해 유전을 확보, 국내에 값싼 원유를 공급하거나 국외 정유사 제조제품을 수입하는 것이 유일한 국내시장 경쟁 강화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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