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경훈기자] 최근 패션시장에서는 제조회사가 의류기획, 디자인, 생산제조, 유통판매 등 전과정에 관여해 소비자에게 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상품을 공급하는 이른바 `SPA`가 화제다. `패스트푸드`에 비유해 `패스트패션`으로도 불리는 SPA. 외국계 유명 SPA들은 최근 5년간 77.4%의 매출성장률을 기록하며 국내 패션시장을 이미 점령했다. 그러나 국내 패션시장에서 토종 SPA는 찾아보기조차 어렵다. 이에 토마토TV는 국내 패션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내외 SPA브랜드들의 전쟁과 미래전략 등에 대해 3회에 걸쳐 조명해본다. [편집자주]
국내 패션시장에 국내 SPA브랜드가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16일 업계와 삼성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SPA의 최근 5년간 매출추이를 비교분석한 결과 외국계 SPA의 연간 매출성장률은 77.4%에 달했다.
이 같은 수치는 패션산업의 평균 매출성장률 4.7%와 비교해보면 `점령`이라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다. 외국계 SPA브랜드가 국내 시장을 무서운 속도로 점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SPA 빅 3로 불리는 `유니클로`는 지난 2005년 국내 상륙, 첫해 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그리고 지난해 진출 첫해보다 8배 많은 2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놀라운 약진이다.
`자라`로 널리 알려진 자라리테일코리아 역시 지난해에 전년동기 대비 67% 성장한 133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H&M은 국내 들어온 첫해인 지난해 412억원(부가세포함)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상반기 (지난해12월부터 올 5월말일까지) 6개월간 무려 296억의 매출을 기록하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들의 매출증가에 국내 유명 백화점 브랜드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4월 인천점을 재오픈하면서 H&M에 2000㎡ 규모의 매장을 내줬으며 5월에는 천안점에 비슷한 규모로 H&M 매장을 유치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7월 강남점에 유니클로를 입점시켰고, 이번 가을 정기 매장 개편 때 영등포와 잠실 매장에 스페인의 SPA 브랜드 '자라'를 입점시킬 예정이다.
8월 오픈 예정인 복합쇼핑몰 신도림 디큐브시티에는 글로벌 SPA브랜드 3인방 자라, H&M, 유니클로가 동시에 입점할 예정이다.
자라는 약 2100㎡, H&M은 약 2000㎡, 유니클로는 약 1500㎡ 규모다. 3개 브랜드가 입점하면 일반 백화점 3개층에 해당하는 면적이 이 세 브랜드로 채워지게 된다.
한 백화점 담당자는 "(해외 SPA 브랜드가) 워낙 인기가 많다 보니 수수료를 낮추며 제살 깎아 먹더라도 열을 올리며 유치할 수 밖에 없다"며 "유치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분위기가 업게에 팽배해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SPA 매장 하나가 차지하는 규모는 국내 소규모의 브랜드 10개 이상이 입점할 수 있는 규모다. 이 때문에 유명 백화점들이 외국계 SPA 매장을 유치하면 할수록 국내 브랜드가 설 자리는 더욱 줄어드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패션업계에서 외국계 유명브랜드만 챙긴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국내 소형 패션브랜드 관계자는 "우리 같은 작은 브랜드가 국내 유명 백화점에 입점하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면서 "좋은 자리는 고사하고 특별코너조차 마련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이들 SPA브랜드의 초고속 성장에 힘입어 올해와 내년에 버시카, 스트라디바리우스, 풀앤베어 등 3개의 신규 외국계 SPA브랜드가 국내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이준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국은 소득수준이 높은데다 중국 등 신흥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서 굉장히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외국계 SPA 브랜드들이 국내에 진출하게 되면 국내 중소기업들의 매출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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