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지영기자]
앵커: 한주간의 지구촌 핫 이슈를 만나보는 시간입니다. 이번주는 또 어떤 재밌는 소식 준비하셨나요?
기자: 페이스북과 구글의 총성없는 전쟁 소식 준비해봤습니다.
페이스북과 구글이 IT업계 왕좌를 놓고 벌이는 다툼이 치열한데요.
이번 해프닝은 이메일 한 통에서 시작됐습니다.
이메일에는 "구글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소셜 서클'이 사용자의 동의 없이 개인 정보를 캐며 무단으로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IT업계가 발칵 뒤집어질 수 밖에 없었죠.
IT업계 기자들은 처음엔 해당 이메일이 구글의 전통적 라이벌로 손꼽힌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일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그 범인이 페이스북이었다 이거죠?
기자: 네. 페이스북은 구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미국의 홍보대행사인 버슨-마스텔라를 이용했습니다.
버슨-마스텔라는 개인 정보 전문 블로거인 크리스토퍼 소이엔에게 이메일을 보내 구글의 개인정보 문제를 언론에 퍼뜨리는 것을 지원하겠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의뢰처를 물었지만, 답은 없었습니다.
결국 소이엔은 온라인 홈페이지에 해당 이메일을 공개하며 홍보대행사가 구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지원요청을 해 왔는데 의뢰처를 밝히지 않는 등 이상한 점이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문제가 불거지자 버슨-마스텔라 측은 페이스북이 홍보 계약 체결시 익명 보장을 요구했다며 페이스북이 구글의 개인정보 수집을 문제삼길 원했다고 밝혀 논란을 가중시켰습니다.
또 조사 의뢰자를 비밀로 지켜주길 요구하는 페이스북의 계약 조항에 동의하는 것이 아니었다며 “페이스북이 의뢰한 조사가 정상 절차를 밟은 것도 아니라 사칙에도 어긋난다”고 인정했습니다.
페이스북 측은 구글의 사생활 침해 관련 정보를 캐내기 위한 행위였다고 인정을 했지만, 경쟁사를 헐뜯는 중상모략성 캠페인을 의도하진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페이스북이 왜 그런 우를 범했을까요?
기자: 아무래도 경계심에서 그랬겠죠. 업계는 구글이 SNS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페이스북이 상대적으로 영역 침범을 느끼지 않았겠나 분석하고 있습니다.
구글은 지난2009년 말부터 미국내 이용자를 대상으로 '소셜 서클'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사용자가 메일을 자주 주고받는 주변 사람을 중심으로 '친구의 친구'를 소개받아 인맥을 넓히는 방식인데요.
페이스북이 내세우고 있는 '친구 찾기' 기능과 비슷하다는 점이 페이스북 측을 자극한 것 같습니다.
앵커: 업계 반응은 어떻습니까? 실망하는 목소리도 클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업계에서는 익명의 그늘 뒤에 숨어 경쟁자에 대한 ‘네거티브 마케팅’을 벌인 페이스북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미국 홍보협회 로재나 피스크 회장은 이번 일에 대해 “비윤리적”이며 “악몽 같은 일”이라고 비판했구요.
영국 홍보회사 ‘스프레클리 피알’의 임원 역시 “이 같은 네거티브 마케팅이 미국 사회에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 알려준 단적인 사례”라고 비난했습니다.
결국 이번일로 구글과 페이스북 모두 사생활 보호 위반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모두가 피해자가 된 치킨게임이 된 셈이죠.
앵커: 그런데 양사 간의 이런 신경전이 처음이 아니라구요?
기자: 네, 페이스북과 구글은 얼마 전에도 우수 인력 영입을 둘러싸고 맞붙은 전례가 있습니다.
지난해 말까지 구글에서 페이스북으로 자리를 옮긴 엔지니어는 총 137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구글의 온라인 광고담당 인원을 비롯해 구글맵, 구글크롬 OS, 안드로이드 등 핵심기술을 개발하던 상당수 인재가 페이스북으로 이직한 상탭니다
이렇게 구글의 인력들이 대거 이탈하자 구글은 전 직원에게 10%의 연봉 인상과 보너스를 지급하는 등 회유책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이런 인력 이탈이 비단 페이스북 과의 마찰만은 아닙니다. 그간 구글이 세계시장에서 도약하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해 온 마르고 게오르기아디스 글로벌 판매계획담당 부사장 역시 그루폰 최고운영 책임자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왕년에 잘나가는 인재들로 큰 소리 쳤던 구글이 위상이 위태로운데다 페이스북에 밀린 구글이 SNS서비스 강화를 주창하면서 대립관계가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얘기를 듣다보니 양 사를 이끄는 책임자들이 누군지도 궁금해지네요.
기자: 워낙 유명한 사람들이다보니 이름은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일단 페이스북의 창시자 27살, 마크 주커버그, 영화로도 소개된 인물이라 많이 친숙하시죠.
19살에 하버드를 중퇴하고 페이스북 설립했습니다. 현재는 무려 4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가진, 페이스북의 창업자이자 CEO죠.
천재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그는 괴짜기질이 좀 있습니다.
한 때 텔레비전 인터뷰 방송에 청바지를 입고 슬리퍼를 신고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를 놓고 무개념이다 혹은 자유 분방한 것이다 평가가 나뉘기도 했죠.
쥬커버그는 2006년 세상을 다시 한 번 놀래키는데요. 야후가 페이스북 측에 10억달러, 한화가치로 약 1조 3000억원 규모의 인수제안을 한 것을 단칼에 거절했기 때문입니다.
또 40억달러 자산가임에도 불구하고, 재산에 비해 평범한 편인 방 4개자리 단독 주택을 그것도 ‘빌려서’거주하고 있다는 점도 특이사항으로 거론됩니다.
자, 이번에는 구글로 넘어가보겠습니다.
구글의 최고 경영자는 기존의 에릭 슈미트에서 지난달 4일부터 38살 젊은 창업주인 래리 페이지가 맡게됐습니다.
래리 페이지는 창업 초기부터 스탠퍼드 대학 출신의 특출난 천재고 세간의 관심을 받았었죠.
따라서 구글의 전 CEO인 에릭 슈미트도 그간 상상력이 풍부한 젊은 창업주들이 기반을 닦을 수 있게 아낌없이 지원을 해 왔습니다.
래리 페이지는 애플 최고 경영자 스티브 잡스와도 많이 비교 돼왔습니다.
스티브 잡스와 래리 페이지 모두 높은 추진력, 번뜩이는 창의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두 사람 모두 공동창업자였으나, 훗날 최고경영자 자리를 꿰찬 점도 흡사합니다.
일각에서는 구글에 위협적인 존재가 되어버린 페이스북에 대항할 젊은피 수혈을 래리 페이지가 맡게 된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양사가 젊은 CEO로 맞불 작전에 돌입했지만, 또 이용자 입장에서는 경쟁 구도 속에서 더 나은 서비스를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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