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일본 대지진과 방사능 사태로 올해 일본시장을 기대했던 항공사들의 고심은 커지고 있다. 기대가 컸던만큼 빈공간도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초 일본 노선배분이 치열했던 만큼 국내 항공사들은 앞다퉈 일본시장을 공략해왔지만 현실은 암울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에서 처음으로 나리타노선 배분권을 따낸 에어부산, 이스타항공은 커다란 기대를 안고 일본시장에 진출했지만 예상치 못한 재해로 인한 수요 감소를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일본에서 벚꽃이 피는 성수기가 돌아왔지만 대지진과 원전사고, 방사능 여파로 일본 여객산업은 초비상이 걸렸다. 방사성 물질에 대한 우려로 일본 관광을 취소하는 여행객들이 속출하고 있어서다.
◇ 日시장 '황금노선'에서 '적자노선'으로..대체시장 어디?
항공사 관계자는 "지진 발생 초기에는 오히려 탑승률이 늘었던 만큼 피해는 크지 않았다"며 "일본지진의 여파가 계속 이어지면서 수요가 눈에 띄게 줄어 일본을 대체할 시장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사 관계자도 "일본으로 벚꽃 여행을 가겠다는 수요는 물론, 여름 성수기 고객들마저 모두 계획을 취소하는 분위기"라며 "동남아, 중국, 제주 등 대체시장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본시장은 사실상 문을 닫은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일본 노선에서 기존 결항계획을 연장하기로 했다.
당초 지난달 26일까지 운휴하기로 했던 인천-이바라키 노선과 이달 30일까지 운휴하기로 했던 인천-후쿠시마 노선, 인천-센다이 노선은 기간을 늘려 오는 6월30일까지 결항키로 했다.
또 이달 말까지 운휴하려던 인천-하네다 노선은 다음달 15일까지 결항한다. 대한항공의 경우도 이달부터 아키타, 나가사키, 일부 오사카 노선 등 관광 노선 위주로 감편이나 운휴 여부를 고민 중이다.
대신 항공업계는 동남아와 중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천-방콕 노선에는 지난 6일부터 오는 27일까지 기존 월·금요일 운항에서 수·일요일을 추가해 주당 총 11회 운영키로 했다.
인천-세부노선은 오는 11일부터 29일까지 월·금요일 부정기편을 운항할 예정이다.
제주항공도 운항 중인 방콕노선에 주 7회 스케줄에 더해 189석 규모의 부정기편 전세기를 2회 투입키로 했다.
중국노선도 증편된다. 대한항공은 장가계, 시안, 정저우 등 중국노선을 신설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중국의 하얼빈, 난징, 웨이하이 노선 부정기편을 주당 2~3회씩 운영키로 했다.
항공사 관계자는 "향후 반사이익을 누리기 위해 중국노선에는 큰 비행기를, 일본노선에 작은 비행기를 투입하는 기종의 교차 변경도 이뤄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 3월 여객환승객 증가..회복 징조?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3월 환승여객은 52만2000여명으로 지난해 대비 6.9% 늘었다. 환승률은 19.9%로 지난해 대비 1.9%포인트 늘어났고 환적 화물도 10만7000여톤으로 3.9% 증가했다.
3월 국제 여객은 262만7000여명으로 지난해 대비 3.1% 줄었지만 고유가, 일본 대지진 등 악재가 연이어 발생한 것에 비하면 예상보다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환승객 증가는 일본에서 국내로 대피하는 교민들과 외국인들의 영향이 컸다"며 "이로 인해 3월 실적은 나쁘지 않게 나왔지만 장기적으로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고 경기 회복이 계속된다면 일본을 대체할 새로운 여행지로 떠날 것"이라며 "전체 국제선 수요는 빠르면 5월부터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연구원은 또 "2분기부터는 국내 항공사들이 미주 노선을 증편시킬 예정"이라며 "미국 여행객은 물론 일본·동남아 지역의 환승객 유치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항공사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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