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위치한 홈플러스 매장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 인가로 청산 위기는 피했지만, 채무 변제와 자산 매각을 이행하고 경영을 정상 궤도에 올리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특히 점포 매각과 영업 회복, 추가 차입, 인수합병(M&A) 등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유동성 확보입니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추가 지원만으로 장기간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새로운 외부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느냐가 홈플러스 정상화의 최대 변수로 꼽힙니다.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에 따라 폐점 점포 가운데 자가 점포 19곳을 매각해 약 1조4192억원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이 자금은 우선 메리츠금융그룹이 보유한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선순위 신탁담보채권을 상환하는 데 사용할 예정입니다.
이후 남은 점포를 담보로 추가 대출을 받아 공익채권과 회생채권을 변제한다는 계획입니다. 2030년과 2037년에도 잔여 부동산을 활용한 추가 차입을 통해 미상환 채권을 갚겠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대형마트 업황 자체가 침체된 상황에서 대형 점포를 한꺼번에 매각할 경우 적정가격을 받기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공익채권 변제 역시 부담 요인입니다. 홈플러스의 공익채권 가운데 미지급 납품대금 등 상거래 공익채권은 약 5032억원 규모로 알려집니다. 홈플러스는 공익채권을 일시에 상환하는 대신 최대 3년에 걸쳐 분할 변제할 계획입니다.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납품대금은 2028년 2월 전체의 0.5%를 우선 지급한 뒤 2029년 2월 20.3%, 2030년 2월 나머지 79.2%를 변제하는 방식입니다.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에 따라 3년 내 공익채권을 전액 변제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를 현실화하려면 점포 매각과 영업 정상화, 추가 차입 등이 차질 없이 이뤄져야 합니다.
영업 정상화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첫 지표는 재개장 이후 매출 성적표입니다.
현재까지 표면적으로는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13일 전국 67개 점포의 영업을 재개한 이후 8월 한 달간 116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습니다. 영업 중단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7% 증가한 수준입니다.
상품 공급이 정상화되지 않은 가운데 자체브랜드(PB) 상품 위주로 영업을 재개한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일시적인 매출 증가만으로 경영 정상화를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현재 선지급이 가능한 수준의 물량만 공급받고 있는데, 지금처럼 PB상품 위주로 상품 공급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고객 유입이 이어지더라도 매출과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외부 투자자 유치 여부도 핵심 변수입니다. 홈플러스는 앞서 잔존 사업부문에 대한 M&A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국내외 유통 기업 10여곳에 투자설명서가 전달됐지만, 실제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교수는 "기업가치 평가에 대한 이견이 있는 데다 대형마트 업황까지 위축된 상황에서 남은 자산을 통째로 매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부분 매각이라도 최대한 빨리 성사시켜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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