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법조 비리’ 사건으로 논란을 일으킨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게 청탁을 받고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전직 부장검사가 실형을 확정받았습니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서경환)는 3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모 전 부장검사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92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습니다.
박 전 부장검사는 2014년 6월 정 전 대표로부터 ‘감사원 고위 관계자에 대한 청탁·알선’을 부탁받으며 1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습니다.
당시 네이처리퍼블릭은 지하철 역사에서 화장품 매장 운영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서울메트로가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임대차계약을 해지했습니다. 이에 정 전 대표는 감사원 고위 관계자의 고교 후배인 박 전 부장검사를 소개받고,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청탁·알선했습니다. 박 전 부장검사는 경비를 명목으로 뒷돈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박 전 부장검사 측은 청탁·알선을 부탁받거나 그 명목으로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무죄를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하급심 모두 박 전 부장검사 혐의를 인정, 징역 2년에 추징금 92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공무원의 직무에 대한 불가매수성과 공정성 및 그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를 훼손하는 범죄”라며 “피고인은 당시 검사로서 공직자의 청렴성과 공정성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더구나 이를 수호해야 할 공적 의무를 부담하고 있었음에도 자신이나 제3자의 사적인 이익을 위해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공범과 함께 1억원을 수수한 것으로 범행으로 얻은 이익의 규모가 상당히 크고 그중 9200만원을 받아 반환한 금액도 전혀 없다”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을 볼 때 그 죄책은 매우 무겁다”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맞다고 봤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판절차 정지, 디지털 증거의 출력물에 대한 증거능력, 변호사법 위반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박 전 부장검사의 혐의는 검찰이 지난 2015년 ‘정운호 게이트’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포착됐습니다. 정운호 게이트는 정 전 대표가 회삿돈으로 100억원대 국외 원정 도박을 한 사건에서 시작해 법조 비리로 번진 사건입니다. 재벌 회장을 구하기 위한 전관 변호사들이 전방위로 로비를 벌이고, 이 과정에서 수십 억대 보수를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법조계 만연한 전관예우 문제가 밝혀졌습니다.
당시 박 전 부장검사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면서 사법 처리는 미뤄졌습니다. 이후 법무부가 2017년 5월 박 전 부장검사를 해임하면서, 검찰은 박 전 부장검사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습니다. 1심 재판 역시 그의 건강 상태를 이유로 약 5년간 정지되면서 2023년 6월에야 첫 법원 판결을 받았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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