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6·3 지방선거 레이스가 결승선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 2월부터 약 100일간의 선거운동 기간 국면마다 민심을 흔드는 변수가 나타났습니다. 초반 승기를 잡은 듯했던 민주당은 '윤석열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조작기소 특검법) 발의를 기점으로 위기를 맞았습니다. 대구마저 위태롭던 국민의힘은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소환해 세 결집에 총력을 다했습니다. 100일의 선거판을 흔든 순간들을 소개합니다.
특검법에 '15대1' 기대 '무산'
윤석열씨의 탄핵으로 집권당이 된 민주당은 일찌감치 '15 대 1(경북)' 압승의 기대감이 감지됐습니다. 실제로 지난 4월24일 공표된 <KBS대구·한국리서치> 여론조사(4월20~22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휴대전화 가상번호) 방식에 따르면 김부겸 민주당 후보와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 간 양자 대결 결과는 43% 대 26%로 나타났습니다.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던 대구에서 민주당 소속 김 후보가 17%포인트 격차로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습니다.
민주당의 기세가 꺾인 건 4월30일 공소취소 특검법을 발의하면서부터입니다. 특검이 넘겨받은 사건의 공소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해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 전 단계가 아니냐는 질타가 나왔습니다. 야권에서도 즉각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띄우며 맹공을 퍼부었습니다.
즉각 김부겸 후보 등 영남권 지선 지역에서 '특검 신중론'을 들고 나왔습니다. 자칫 중도층 거부감과 보수층 결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하지만 역풍을 막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특검법 발의 일주일 뒤인 5월7일 나온 <JTBC·메타보이스·리서치랩> 여론조사(5월5~6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무선100% 전화면접)에선 추경호 후보가 41%, 김부겸 후보가 40%를 각각 기록했습니다.
지난 4월30일 민주당에서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을 발의했다. (사진=뉴시스)
이명박·박근혜 등판…보수 표심 모여라
보수 진영은 전직 대통령들이 직접 등판해 세 결집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대구 칠성시장을 찾아 추경호 후보를 격려했습니다. 박근혜 효과는 확실했습니다. 같은 달 26일 공표된 <CBS·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 대구시장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5월24~25일 조사·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무선 ARS)에 따르면, 추경호 50.1% 대 김부겸 41.1%로, 추 후보가 9.0%포인트 차이로 앞서면서 처음으로 오차범위 밖에서 우위를 보였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난해 6월 대선 패배 이후 다소 느슨해진 보수 진영의 결집력이 박 전 대통령을 촉매제로 강화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이후 충청·강원·PK(부산·울산·경남)에 직접 나타나 국민의힘 소속 후보들에게 힘을 실었습니다. 이명박(MB) 전 대통령도 지난달 31일 부산을 방문해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를 지원하며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다만 임기 중 탄핵당하거나 재판받은 전직 대통령의 등장이 중도층에게 소구력이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민주당에서도 이들의 등판을 "국민 무시"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내란의 큰불은 잡혔지만, 내란의 잔불들이 준동하고 있다"며 "내란의 잔불을 제거해야 한다"라고 역으로 진보 진영의 결집을 호소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대구 칠성시장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의 지원 유세에 나섰다. (사진=뉴시스)
스타벅스부터 대부업까지…여야 '진영 결집' 총력전
스타벅스의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은 여야 진영의 결집 소재가 됐습니다. 스타벅스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 텀블러 시리즈' 판매 행사를 하며 전두환정권이 연상되는 '탱크데이', '책상에 탁!' 등의 홍보 문구를 사용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금수 같은 행태에 국민적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비판하며 여권을 중심으로 '불매운동'이 확산했습니다.
국민의힘이 이 대통령의 등판을 여권의 '기업 죽이기' 공세로 규정하며 스타벅스가 선거 공세의 중심에 섰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25일 중앙선대위회의에서 "지방선거용 인민재판"이라며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하며 '극우적 역사 인식'이라며 맹비난했습니다.
후보 개인의 비리 논란도 변수가 됐습니다. 김용남 민주당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는 여당 프리미엄을 업고 선거 초반 선두를 뺏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22일 김 후보가 자신 소유의 농업회사법인을 통해 우회적으로 대부업체를 운영한 정황이 드러나며 기세가 꺾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논란은 평택을 넘어 PK 여론에도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여기에 보좌진 갑질 논란 등 악재가 쏟아지면서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당 지도부의 실언으로 후보들이 진땀을 빼는 경우도 발생했습니다. 정청래 대표는 지난달 3일 북갑의 구포시장에서 하정우 민주당 부산 북갑 국회의원 후보와 유세하던 중 초등학생에게 "(하 후보에게) 오빠 해봐라"라고 말하며 빈축을 샀습니다. 국민의힘에선 송언석 원내대표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방문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더러버서(더러워서)"라고 말한 녹취록이 공개되며 거센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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