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2000조 코앞…빚투·영끌에 '사상 최대'
가계신용 1993.1조…가계대출 증가 폭 확대
은행 규제 '풍선효과'에 2금융권 대출 '껑충'
2026-05-19 17:23:59 2026-05-19 17:51:22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올해 1분기 가계빚이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2000조원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국내 주가 급등에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투자자가 늘고 집값 상승 기대로 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수요가 겹치면서 가계대출 증가 폭이 다시 확대된 영향이 컸습니다. 특히 은행권 주택 대출 증가세는 잦아들었지만,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했던 비은행권 대출이 증가하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면서 전체 가계대출 증가 폭이 확대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1분기 가계대출 13조 증가…'증시 활황'에 신용공여액도 급증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93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4조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2002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로, 가계신용 잔액은 2024년 2분기 이후 매 분기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부채를 뜻합니다.
 
가계신용 중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가계대출은 1865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2조9000억원 늘었습니다. 지난해 4분기 11조3000억원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커진 것입니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출 규제에도 3분기 만에 반등한 것인데,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등을 포함한 주택 관련 대출이 늘어난 영향이 컸습니다. 
 
실제 1분기 주택 관련 대출은 8조1000억원 늘었는데, 전 분기 7조2000억원 증가한 것과 견주면 증가 폭이 확대됐습니다. 또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공여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도 4조8000억원 늘었습니다. 증권사 신용공여액의 경우 7조3000억원 늘었는데, 전 분기 3조3000억원 증가를 크게 웃돌며 역대 세 번째 증가 폭을 기록했습니다. 연초 주가 상승에 따른 개인 투자자 매수 수요가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아울러 1분기 서비스·재화 외상거래인 판매신용 잔액은 신용카드 이용규모 확대로 인해 127조3000억원을 기록, 전 분기 대비 1조1000억원 늘었습니다. 다만 전 분기 3조원 증가와 비교하면 증가 폭이 다소 둔화했습니다.
 
은행 막히자 2금융권으로…비은행 주담대 10.6조 '껑충'
 
눈에 띄는 것은 비은행권으로의 가계대출 수요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는 점입니다. 가계대출을 기관별로 보면, 예금은행에서는 지난해 4분기 6조원 증가에서 올해 1분기 2000억원 감소로 전환하면서 2023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꺾였습니다. 은행권 주택관련대출의 증가 폭이 축소되고 기타대출이 줄어든 데 따른 결과입니다. 이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와 대출 총량 관리가 적용된 여파로 풀이됩니다.
 
반면 저축은행·상호금융·신협·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은 8조2000억원 증가했습니다. 전 분기 4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수준으로 껑충 늘었습니다. 특히 주택 관련 대출은 10조6000억원이나 급증했습니다. 은행권 규제로 막힌 대출 수요가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 효과가 나타난 셈입니다. 보험·증권·자산유동화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의 가계대출도 5조원 늘었습니다
 
이혜영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예금은행은 가계부채 관리 기조로 주택관련대출 증가폭이 축소됐지만, 비은행기관에서 금융당국의 관리 강화 기조 이전 대출 수요가 반영되면서 전체 주택 관련 대출 증가 폭이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금융당국이 최근 농협중앙회, 새마을금고 등을 대상으로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기 때문에 비은행기관 주택관련대출이 계속 많이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최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이전 매물 출회로 주택 매매가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주담대가 일시적으로 확대될 수 있어 이 부분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팀장은 "1분기 가계신용이 작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고, 같은 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는 3.6%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1분기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6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주성훈 금융통계팀 조사역, 이혜영 금융통계팀장, 배지현 금융통계팀 과장. (사진=한은)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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