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드라마와 K-팝, K-예능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지만, 정작 한국 사회를 한국의 시각으로 설명할 'K-뉴스'는 여전히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인공지능(AI) 더빙과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TV(FAST), 차세대 방송 표준(ATSC 3.0) 등 방송 기술 변화로 해외 송출 장벽은 낮아졌지만, 글로벌 뉴스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결국 1조원 이상 규모의 장기 자본과 투자 구조가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한정훈 K-엔터테크 허브 대표는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KOBA 2026 미디어 컨퍼런스 K-콘텐츠 전성시대, K-뉴스도 필요하다'에서 "K-콘텐츠가 이미 세계 시청자와 플랫폼을 열어놓은 상황에서 뉴스 장르만 글로벌 발신 채널과 수익 모델을 확보하지 못한 채 국내 시장에 머물러 있다"며 "이 같은 구조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정훈 K-엔터테크 허브 대표가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KOBA 2026 미디어 컨퍼런스 K-콘텐츠 전성시대, K-뉴스도 필요하다'에서 K-뉴스의 글로벌 확장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실제 K-콘텐츠 수출액은 지난해 19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지만, 뉴스 분야의 글로벌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입니다. 반면 미국의 CNN과 폭스뉴스, 블룸버그 등은 수조원대 자본을 기반으로 글로벌 뉴스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한 대표는 "자본 격차는 단순한 예산 차이가 아니라 글로벌 발신력의 격차"라고 평가했습니다.
K-뉴스가 내수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빅테크와 AI 확산은 기존 뉴스 산업 구조를 흔드는 변수로 꼽히고 있습니다. 구글 AI 오버뷰 도입 이후 글로벌 언론사의 구글 트래픽은 1년간 33% 감소했고, 미국 뉴스 사이트의 구글 검색 비중도 2023년 51%에서 올해 4분기 27%까지 낮아졌습니다. 기존 플랫폼 의존 구조만으로는 뉴스 산업이 생존하기 어려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는 셈입니다.
K-뉴스의 성장 확대 방안. (자료=K-엔터테크 허브)
업계에서는 이런 변화가 오히려 한국 뉴스 산업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과거 글로벌 뉴스 채널 구축에는 현지 제작 조직과 언어별 인력, 대규모 송출 시스템이 필요했지만, 최근 AI 더빙 기술 발전으로 다국어 제작 비용과 시간이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FAST 플랫폼 확대까지 맞물리면서 해외 뉴스 시장 진입 장벽 자체가 이전보다 낮아지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한 대표는 글로벌 뉴스 경쟁의 핵심이 단순 송출이 아니라 지역별 시청자를 겨냥한 현지화 타깃팅과 브랜드 전략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FAST 시장 확대도 변수로 거론됐습니다. 한 대표는 "미국 FAST 플랫폼 내 로컬 뉴스 채널 수가 2020년 2개에서 올해 234개로 늘었다"며 "뉴스 카테고리 자체가 글로벌 플랫폼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드라마 채널은 감소세를 보이며 뉴스·스포츠·라이프스타일 같은 반복 소비형 콘텐츠가 FAST 환경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K-뉴스가 K-콘텐츠처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되기 위해서는 결국 투자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러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조 단위의 비용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입니다. 한 대표는 "한국 방송사들은 스포츠 중계권이나 콘텐츠 투자 부담이 커도 국내 시장만으로는 이를 소화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재판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시장 규모 한계를 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글로벌 뉴스 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1조원 이상 밸류에이션 투자가 가능한 구조와 장기 자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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