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신반포19·25차 재건축 수주전에서 맞붙은 포스코이앤씨와 삼성물산은 같은 사업장을 두고 전혀 다른 청사진을 내놨습니다. 포스코이앤씨가 스카이브릿지와 후분양, 1%대 금리 등 파격적인 사업 조건을 앞세워 '조합원 수익 극대화'를 강조했다면, 삼성물산은 래미안 브랜드 가치와 반포 재건축 경험, 인허가 현실성을 내세우며 '실현 가능한 설계와 안정적인 사업 추진'을 핵심 경쟁력으로 제시했습니다.
지난 13일 열린 합동설명회 이후 이틀날인 14일 양사가 홍보관을 동시 개관하며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둔 경쟁 열기도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입니다. 14일 오전 9시 먼저 기자들을 맞은 포스코이앤씨는 ‘제로 투 원(Zero to One)’을 내세우며 “재건축 역사상 볼 수 없었던 조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세 시간 뒤 설명회에 나선 삼성물산은 포스코이앤씨의 제안서를 직접 화면에 띄우며 “실제 사업에서 가능한 조건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양측은 설계와 금융 조건, 사업 방식 등을 놓고 정면으로 맞섰습니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날 설명회에서 ‘조합원 평균 분담금 0원’, ‘사업비 전액 1%대 금리’, ‘가구당 2억원 금융지원’을 핵심 조건으로 내세웠습니다. 특히 착공 후 24개월 동안 자체 자금으로 공사를 진행하며 공사비를 받지 않는 후분양 구조를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했습니다. 회사 측은 “반포 시장에서 향후 일반분양가 상승 여력이 큰 만큼 조합원 수익 극대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포스코이앤씨 신반포 19·25차 홍보관에 자리한 '더 반포 오티에르' 모형. (사진=홍연 기자)
삼성물산 신반포 19·25차 홍보관에 위치한 '래미안 일루체라' 모형. (사진=홍연 기자)
설계 측면에서는 250m 스카이브릿지와 인공지능(AI) 기반 조망 분석이 전면에 등장했습니다. 포스코이앤씨는 '조합원 120% 한강 조망'을 구현했다고 주장하며 층고 3.55m, 필로티 높이 17m, 가구당 커뮤니티 면적 6평 등을 강조했습니다. 또 펜트하우스 13가구와 세컨드하우스 개념의 스튜디오 공간도 차별화 요소로 제시했습니다. 포스코이앤씨 측은 “삼성은 안 된다고 했지만 포스코는 설계로 돌파했다”며 스카이브릿지 인허가 경험과 조망 특화 설계를 부각했습니다.
반면 삼성물산은 설명회 초반부터 신반포19·25차 사업의 핵심은 '제자리 재건축과 독립정산제'라고 강조했습니다. 19차와 25차 조합원이 기존 위치에서 원하는 평형으로 이동할 수 있어야 하고, 단지별 비용과 수익 역시 독립적으로 정산 가능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삼성물산은 래미안 원베일리 등 반포 지역 재건축 사례를 언급하며 브랜드 가치와 사업 추진 경험을 부각했습니다.
삼성물산은 포스코이앤씨 설계안을 겨냥해 “사업 기본 원칙을 흔드는 제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일부 평형은 제자리 재건축이 어렵고 상가 및 주차 계획 역시 독립정산 구조와 충돌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조망 설계에 대해서도 “모든 동을 한 방향으로 정렬한 극단적 배치”라며 “향후 주변 재건축까지 고려하면 일부 가구는 조망 간섭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주거 성능과 상품성 역시 양측이 치열하게 비교한 지점이었습니다. 삼성물산은 모든 가구 맞통풍 구조와 남향 위주 배치, 서비스면적 확대 등을 내세우며 “같은 평형이면 삼성 설계가 더 넓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포스코이앤씨 설계에 대해서는 “1면 개방형 구조가 많고 일부 거실은 고정창 구조”라고 밝혔습니다. 층간소음 1등급과 특등급 내진 설계 역시 삼성물산이 강조한 부분입니다.
포스코이앤씨가 홍보관에서 공개한 신반포 19·25차 사업 조건 비교 화면. (사진=홍연 기자)
삼성물산이 신반포 19·25차 재건축 홍보관에서 반포 통합 재건축 실적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홍연 기자)
금융 조건에 대한 양사의 해석도 엇갈렸습니다. 포스코이앤씨는 CD금리 기준 마이너스 1%, 현재 기준 약 1%대 사업비 금리를 제시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삼성물산은 이에 대해 “전체 사업비가 아니라 일부 항목에만 적용되는 금리”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포스코이앤씨의 ‘가구당 2억원 금융지원’에 대해서도 “조합이 빌려 조합원에게 지급하는 구조”라고 반박했습니다.
최근 불거진 포스코이앤씨의 영업정지 가능성도 거론됐습니다. 삼성물산 측은 “영업정지 처분이 현실화할 경우 후분양 추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포스코이앤씨 사업 조건의 불확실성을 지적했습니다. 반면 포스코이앤씨는 “통상 영업정지 처분 이전에 도급계약을 체결했거나 이미 착공한 현장은 정상적인 시공이 가능하다”며 “조합에 제안한 후분양 역시 영업정지 여부와 관계없이 진행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이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영업정지 피해방지 확약서도 조합에 제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포스코이앤씨는 삼성물산의 책임준공확약서를 문제 삼았습니다. 압구정4구역에 제출한 확약서와 달리 신반포19·25차에서는 핵심 책임 내용이 빠졌다는 주장입니다. 삼성물산은 이에 대해 “압구정4구역은 조합이 요구한 형식이 있었고, 신반포19·25차에서는 조합의 요구가 없었지만 책준확약을 통해 성실한 준공을 약속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신반포19·25차 수주전은 단순한 시공권 경쟁을 넘어 반포 내 브랜드 위상을 둘러싼 대결 양상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은 이미 반포 지역에 래미안 원베일리를 비롯한 다수 단지를 공급하며 ‘래미안 타운’을 구축한 상태입니다. 반면 포스코이앤씨는 반포권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번 수주전은 반포 내 브랜드 영향력과 향후 수주 경쟁의 주도권을 가르는 상징적 승부가 될 전망입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