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카드 ‘긴급조정권’…“발동” vs “노동권 제약” 첨예
재계, “기업 전반 신뢰 훼손”…정부 개입 기대
노동계, “손실 가능성으로 파업권 제한 안돼”
2026-05-14 11:41:57 2026-05-14 14:28:22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정부의 중재에도 성과급 지급에 대한 이견으로 막판 교섭이 결렬되면서 총파업 수순으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개입할 최후의 수단인 긴급조정권카드 발동 여부에 이목이 쏠립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 파업 시 산업계 전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기대하는 반면, 노동계는 노동권 제약을 강력하게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4일 재계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 중재로 진행된 삼성전자 노사 사후조정이 최종 결렬된 이후 총파업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정부의 긴급조정권발동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76조에 근거한 제도로 쟁의행위 규모가 크거나 성질이 특별한 것으로서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하거나 국민의 일상을 위태롭게 할 우려가 있을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조치입니다. 긴급조정이 발동되면 즉시 쟁의행위를 중지해야 하고 30일간 쟁의행위를 재개할 수 없습니다. 이와 함께 중노위의 조정과 중재 절차도 진행됩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데다, 공급망은 물론 한국 기업 전반으로 충격파가 번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오는 21일로부터 18일간 예고된 파업을 강행할 경우 40조원 이상의 손실과 생산 차질에 따른 고객사 이탈, 공급망 붕괴 등의 대규모 유·무형의 피해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파업은 단순 생산 차질에 따른 피해를 넘어 노조 문제가 대두돼 외국 투자 위축 등 코리아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러한 리스크는 삼성전자를 넘어 한국 기업 전반의 신뢰가 흔들리는 결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습니다.
 
이에 반해 노동계는 급부상하는 긴급조정권 카드에 강한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노동인권저널리즘센터는 언론의, 긴급조정권 여론몰이 중단해야라는 논평을 통해 긴급조정권은 헌법상 기본권 제한에 해당하는 매우 예외적인 제도로 20년 동안 발동 사례가 없었다생명·안전·건강에 즉각적 위험이 발생하는 엄격한 의미의 필수공익사업이 아니라면 국가의 강제 개입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 국제노동기구(ILO)의 기준으로, 경제적 손실 가능성이나 국가 산업의 중요성만으로 파업권 제한을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국가적으로 중대한 일이 있을 경우 노동권 등 헌법의 기본권이 축소될 수는 있지만, 노사 임단협 교섭을 가지고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노사 간 신뢰가 없는 상태로 보이는데, 외부의 압력에 의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당사자 간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처럼 긴급조정권이 헌법상 기본권인 노동권을 제약할 우려가 큰 만큼, 정부도 신중한 입장입니다. 전날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긴급조정과 관련한 물음에 사후조정이 종료되긴 했지만 아직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노사가 대화로 문제를 풀 수 있게끔 지원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노사 관계 전문가인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장은 삼성전자의 파업이 진행되면 일시적 생산 차질은 빚어지겠지만, 설비가 망가진다거나 복구에 오랜 기간이 걸린다거나 하는 회복 불가능한 손실로 이어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재 긴급조정권이 거론되는 것은 협상을 종료하기 위한 카드로서 논의되는 수준으로, 실제 파업이 길어질 경우 그때 가서 검토해도 늦지 않다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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