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대 유정복…이재명-박근혜 대리전
12년 전 유정복이 외친 '힘 있는 시장…지금은 박찬대 구호
'공항운영사 통합·공공기관 이전·수도권매립지 책임론' 쟁점
2026-04-29 17:55:25 2026-04-29 18:31:02
[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인천시장 선거에 출마한 박찬대 민주당 후보와 유정복 후보가 드디어 링 위에 올랐습니다. 유 후보가 9회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겁니다. 두 사람이 각자 어떤 방법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할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공교롭게도 박 후보는 이재명의 남자, 유 후보는 박근혜의 남자로 통합니다. 
 
9회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 후보로 출마한 박찬대 민주당 후보와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 (사진=박찬대·유정복 캠프)
 
29일 박찬대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는 국회에 의원 사직서를 냈습니다. 현역 의원이 지방선거에서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로 출마하려면 의원직을 사퇴해야 합니다. 박 후보는 이날 자신의 1호 공약인 'ABC+E'(인공지능·바이오·컨텐츠+에너지)의 세부 전략을 밝히고, 2호 인공지능(AI) 관련 공약도 발표했습니다.
 
유 후보도 이날 인천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 시장 직무가 정지됐습니다. 그는 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곳(인천시장)은 행정을 연습하는 공간이 아니고, 결과로 증명하는 자리"라며 "이번 선거는 중앙의 대리인을 선택할 것인가, 시민의 대변인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선거"라고 했습니다.
 
박 후보가 현 정부 대통령의 복심이자 여당 원내대표를 지낸 경력을 앞세워 '힘 있는 시장'을 내세운다면, 박 후보는 행정적 경험을 강조하는 셈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힘 있는 시장'이라는 구호는 유 후보가 과거 내건 구호였다는 점입니다. 유 후보는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4년 5회 지방선거 당시 인천시장에 출마했습니다. 이 시기 그는 박근혜정부에서 초대 안전행정부 장관을 지내다 인천시장 선거에 출마했는데, 바로 힘 있는 시장을 강조한 겁니다. 
 
유 후보는 또 당시 인천시장 재선에 도전하는 송영길 시장을 상대로 '부채·부패·부실 3부 척결'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기도 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분위기에서 진행된 어려운 선거였는데 전략이 통한 셈입니다. 이재명정부가 지지율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국민의힘이 창당 이래 최악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지금은 유 후보 입장에선 어려운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선거 전략을 먼저 꺼내 드는 쪽도 유 후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유 후보는 출마 선언에서 "(박 후보) 공약을 보면 대부분 내가 추진하는 정책이다. 흉내 내거나 가로채는 수준"이라며 "힘 있는 3선 의원과 원내대표 외치면서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인천공항 통합 논란, 공공기관 이전 논란에는 무엇 했나"라고 비판했습니다.
 
실제로 유 후보의 외곽 조직은 그동안 정부의 공항운영사 통합과 한국환경공단·항공안전기술원·극지연구소 등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추진 문제를 꾸준히 비판해 왔습니다.
 
당초 "근거 없는 억측"이라며 공항운영사 통합 문제에 유보적 입장을 취해온 박 후보는 최근 정부가 검토 사실을 인정하자 "시민과 함께 막아내겠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반면 인천의 오랜 현안인 수도권매립지 사용 연장에 대한 책임 공방에선 박 후보에게 공격권이 넘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수도권매립지는 처음 조성할 때 2016년까지만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유 후보가 시장 시절이었던 2015년 환경부와 서울시·인천시·경기도가 맺은 '4자 합의'를 통해 사용 연장의 단초를 제공했습니다. 2025년 사용 종료를 전제로 10년 동안 대체 매립지를 함께 찾겠다는 약속이 담겼지만, 11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것도 변한 게 없습니다.
 
이 밖에도 두 후보는 인천발 KTX 지연, 인천 내항 재개발, 바이오 산업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이고 있어 선거가 진행되는 동안 설전을 주고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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