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8박10일간의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20일 새벽에 귀국했습니다. 장 대표는 미국 방문의 성과를 설명하면서도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선 '비공개'라고 밝혀 여전히 방미 일정에 대한 의구심을 키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장 대표는 귀국하자마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지원에 나선 '친한(친한동훈)계' 진종오 의원에 대한 진상조사를 지시했습니다. 방미 이후 첫 행보로 당 내부 인사 정리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장 대표의 자신 거취에 관해서도 "내가 결정할 것"이라며 당내 일각의 사퇴 요구에 선을 그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방미 성과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거취 압박에 "지방선거 위한 방미" 주장
장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와 '장애인의 날' 공약 발표 등을 진행한 후 방미 관련 성과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취재진이 '지방선거보다 방미가 우선이었던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묻자 "질문이 잘못됐다"며 "지방선거를 위해 방미한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자신을 향한 당 안팎의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장 대표는 또 "이재명정부가 대미 외교에서 계속 문제를 야기하는 상황에 야당이라도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지방선거를 위한 일부분이라 생각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방미 최대 성과로 미국 공화당 핵심 인사들과의 '실질적 핫라인 구축'을 꼽았는데요. 이 밖에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에 대해선 '미국에 있는 기업인들의 비자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다만 어떤 인물을 만났고,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묻는 질문에는 "경제 협력과 안보 현안, 핵추진잠수함 건조 사업을 비롯한 이야기를 나눴고, 안보 현안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대답은 불가하다"고 했습니다. 특히 논란이 된 미국 국무부 차관보와의 면담 사진에 대해서는 "사진 하나로 성과가 흐려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정치권 등 일각에서는 30여명이나 되는 미국 국무부 차관보가 누군지 설명조차 못 하는 것에 대해 '빈손 방미'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미국 체류 연장 사유로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의 접촉 가능성이 제시됐지만, 실제로 만났다는 설명은 없었습니다. 이에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국민의힘 표현에 따르면 외교 참사"라고 비판했습니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참으로 대단하다. 트럼프와 밴스 초상화와 함께 사진 촬영한 엄청난 외교 성과"라고 비꼬았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주요 우방에 갈 때 정당한 이유와 성과가 있어야 하는데 잘못된 일정으로 보여 안타깝다"고 했습니다.
첫 지시마저 내부 겨냥…주도권 싸움 표면화
장 대표가 방미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내부에서는 거취 압박도 이어졌습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이 전날부터 "돌아오면 거취를 잘 고민하라"며 압박했는데요. 배 전 의원은 이날 "장 대표가 돌아와 가장 처음 한 일이 시도당에서 한 달 넘게 심사하고 올린 공천 안에 대한 의결 보류"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장동혁다운 정무감이다. 한시가 급한 후보들 발목 잡기가 3주 차에 접어든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시도당의 의결안을 중앙당 클린지원단이 재검토한다는 것 자체가 월권임을 본인들도 알고 그런 취지가 아니라 해명하던데, 참신한 발언"이라고 지도부를 겨냥했습니다.
이처럼 공천 관련 갈등 외에도 장 대표와 당내 인사의 주도권 싸움이 표면화되는 양상입니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정희용 사무총장에게 한 전 대표 지원을 위해 부산 북갑에 무공천 등을 주장한 진종오 의원에 대한 당무감사를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앞서 진 의원은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힌 한 전 대표를 지원하기 위해 부산으로 거처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한 전 대표 승리를 위해 '무공천'을 주장했습니다. 이 밖에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이자 원내대변인인 곽규택 의원도 한 전 대표가 복당해 부산 북갑에서 경선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했습니다.
장 대표는 "제1야당으로서 보궐선거에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서 당선을 시키는 것은 기본 책무라 생각한다"며 "저 또한 당원들이 선출한 대표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필요한 조치는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서울시당 공천도 논란과 잡음이 있는데, 그분의 거취 등을 논의하지 않았다"며 "각자의 위치에서 할 역할을 할 뿐"이라고 배 의원을 겨냥하기도 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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