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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8일 10:3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SK가스(018670)가 울산GPS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1조원대 현금 활용 방향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투자 확대 과정에서 차입 부담이 빠르게 늘어난 가운데, 배당을 통해 지주사인
SK디스커버리(006120)를 지탱해 온 구조까지 맞물리면서 자금 배분 전략이 향후 재무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가스는 울산GPS 지분 49%를 매각해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했다. 울산GPS는 상업운전 이후 실적 개선을 견인한 핵심 자산으로,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5821억원, 영업이익 1366억원을 기록하며 SK가스의 이익창출력 확대의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SK가스 울산기지 본관 (사진=SK가스)
투자 확대로 늘어난 차입금…유동성 확보 VS 투자 재원 마련
SK가스는 그동안 투자 확대에 따른 재무부담이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LNG 터미널과 발전, 수소 등 에너지 인프라 중심의 사업을 확장하면서 차입 규모가 1조원 이상 불어났기 때문이다. 2023년 말 2조8376억원이었던 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 3조9088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차입금의존도는 46.7%에서 51.3%로, 부채비율은 135%에서 160%까지 증가했다.
이번 매각은 이 같은 상황에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확보한 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활용할 경우 금융비용 절감과 함께 재무지표 개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신용평가는 울산GPS 지분 매각대금이 유입되면 SK가스의 부채비율은 155.4%에서 111.9%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SK가스 측은 이번 지분 매각의 목적과 관련해 '자산효율화를 통한 미래 성장투자재원 확보'라 밝혔다. 늘어난 차입 부담에도 에너지사업 분야로 사업 다각화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것이다.
SK가스는 향후 LNG벙커링,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 등에 추가 재원을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윤병석 SK가스 대표이사 사장은 LNG·LPG 복합발전소, LNG벙커링,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 등 3대 신사업을 주축으로 향후 5년(2025~2029년) 간 연평균 세전이익을 5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선 LNG벙커링의 경우, SK가스는 울산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을 거점으로 내년부터 '바다 위 주유소'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9월 현대글로비스와 자동차 운반선 대상 장기 연료 공급 계약을 맺었으며, 2027년 말부터 대형 벙커링 선박을 확보해 본격적인 상업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북미 ESS 프로젝트는 2025년 2월 미국 텍사스에서 100MW 규모의 첫 ESS 프로젝트 상업 운영을 시작했고, 2029년까지 사업 규모를 약 900MW까지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SK가스는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그동안 늘려온 차입금 부담을 일부 완화하면서, 향후 자본적지출(CAPEX) 규모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SK가스는 앞서 자체적인 추산으로 2025년부터 2029년까지 CAPEX 규모를 9750억원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는 앞서 2020년~2024년에 투입한 자금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배당 구조까지 연결…SK디스커버리 영향 주목
이번 매각은 지주사인 SK디스커버리의 배당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SK디스커버리는 최근 기준 배당수익의 약 80% 이상을 SK가스에 의존하고 있으며, 연간 600억~700억원 수준의 배당수익으로 지주사 역할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자비용과 배당금 지급이 맞물리면서 경상현금흐름은 적자가 지속되어 왔다. SK가스 상황에 따라 SK디스커버리도 크게 흔들릴 수 있는 구조다.
이에 일각에선 울산GPS 지분 매각이 배당 기반을 일부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도 뒤따른다. 발전소 등 인프라 자산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이 SK가스 배당의 주요 원천으로 작용해 온 만큼, 지분 49% 매각으로 해당 자산에서 발생하는 배당 규모는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당장 단기적인 배당 지급 부담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SK디스커버리에 대한 SK가스의 연간 배당 규모가 200억원 수준에 그치는 점을 감안하면, 배당 자체를 유지하는 데는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매각 대금이 차입금 상환으로 이어질 경우 금융비용 감소 효과를 통해 배당 여력이 개선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SK가스는 지난달 24일 열린 주총에서 주당 70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2023년부터 주당 8000원의 배당을 이어오고 있는 SK가스가 향후 지급할 중간배당을 고려하면 점진적인 배당 확대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평가다.
SK가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매각대금에 대한 구체적인 사용처는 확정된 바 없다"고 전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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