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기호 선임기자] 우리나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매년 5조원이 달하는 ‘노인일자리’ 예산을 투입하면서도 월 22만원의 급여에 그치고 있어 근본적인 구조 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황희승 브레인커머스 대표는 8일 뉴스토마토 <이광재의 끝내주는 인터뷰>에서 “노인일자리 1인당 월활동비는 22만원 수준으로 1인 가구 최저생계비 154만원의 14%에 불과하다”며 “노인일자리 문제의 가장 큰 걸림돌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으로 꼽았습니다.
황 대표는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되는 국가”라며 “일하고 싶은 시니어는 많지만 연결 구조에 공백이 크다”고 지적하고, “현재 75%의 노인이 노인일자리 사업에 재참여할 정도로 대안이 없다”며 1994년부터 고령자 파견특례를 도입한 일본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과 황희승 브레인커머스 대표가 노인일자리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사진 = 뉴스토마토)
국내 노인일자리 사업은 40년 전 일본의 ‘보람노동’(실버인재센터)과 유사하지만, 일본은 이미 정식 취업으로 유도하는 정책으로 선회했습니다. 황 대표는 “이 교훈을 활용하면 40년을 단축할 수 있다”며 “베이비부머가 2라운드 인생을 살 수 있는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전문성을 지닌 시니어와 기업이 연결되지 않는 이유로 그는 “퇴직금 이슈나 근무 조건 변경 등 기업의 리스크가 크고, 공공일자리 자체가 쉽고 안전한 단순노무 위주로 설계됐기 때문”이라며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노동시장 유연화를 위해 도입한 파견법을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일본이 파견 허용 직종을 전부 해제한 반면 우리나라는 정규직 보호를 위해 34개로 제한하고 있어, 은퇴한 고령자의 경제활동을 오히려 제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황 대표는 “일본처럼 고령자 파견 특례를 시작으로 단계적인 고용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청장년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해 연령대를 명시한 뒤 ‘일자리샌드박스’ 형태의 시범사업을 거쳐 법제화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기업은 전문인력을 유연하게 쓰고, 시니어는 경제 주체로 복귀하며, 국가는 복지비용 대신 세수를 얻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광재 전 총장과 황희승 대표는 노인일자리 문제의 걸림돌로 파견법을 꼽았다.(사진 = 뉴스토마토)
황 대표는 “AI(인공지능) 시대의 지적인 노동에 나이는 큰 장애가 되지 않는다”며 “시니어의 경험이 AI와 결합하면 엄청난 폭발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하고, “글로벌네트워크(일본·싱가포르 등) 노하우를 활용해 민간 주도의 생산적인 고령층 일자리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이광재 전 국회사무총장은 “유럽도 복지비용을 감당하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우리도 75세까지 전문성을 살려 일할 수 있어야 지속 가능한 사회가 된다”고 말하고, “75세까지 일할 수 있는 사회구조를 만드는 일이 앞으로 한국사회에서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며 “똑똑한 국민이 AI로 무장해서 새로운 기회를 가지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기호 선임기자 actsk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