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한동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여야 대표·원내대표와 오찬을 겸한 '여야정 민생경제 협의체' 회담을 갖습니다. 지난해 9월8일 오찬 이후 약 7개월 만입니다.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는 추가경정예산(추경)부터 개헌, 중동 전쟁에 대한 경제 위기 대응 방안 등으로, 이를 두고 이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인사들의 폭넓은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명 대통령(가운데)이 지난해 9월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쟁 장기화 우려에도…추경 입장차 여전
이 대통령은 여야정 회담에서 이른바 '전쟁 추경'의 신속한 처리를 요청할 것으로 보입니다. 6일에도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라 국내 경제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추경안 처리와 집행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처리 기간을 줄이는 것만큼 중요한 게 실제 집행"이라며 "통과되는 즉시 최단기간에 예산 집행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는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중동 사태와 관련한 현안 보고를 받았습니다. 정보위 여당 간사인 박선원 의원은 "미국이 더 많은 공습을 취할 것인지에 따라 이번 달 말을 기점으로 소강 국면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전했습니다. 여당은 중동 전쟁의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추경안 통과를 위해 속도를 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추경에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인천 남동구 인천시당에서 진행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중국 기업만 배 불리는 태양광 사업 지원 예산과 왜 하필 지금인지 모르겠지만 중국인 관광객 짐을 날라 주는 짐 캐리 예산까지 포함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반드시 삭감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정부가 '전쟁 추경'이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진정으로 전쟁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계층에 지원을 집중해야 마땅함에도 TBS 교통방송 지원이 포함됐다"며 비판했습니다. 이 밖에 '농지 투기 특별조사'·'국세청 체납 관리단 운영' 예산에 대해서도 "고용지표가 좋지 않으니 정부가 직접 고용한 사람을 늘려 지표가 개선된 것처럼 만들기 위한 일종의 '통계 조작성 예산' 아닌가"라고 지적했습니다.
'추경안' 처리 시한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날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도 여야는 대립했습니다. 여당은 원안대로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남들 보기에 과하다 싶을 정도로 선제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여야의 입장 차가 뚜렷해 여야정 민생 회담에서도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개헌 '10표 관건'…이 대통령, 국힘 설득 나설 듯
이 대통령은 범여권 정당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개헌 추진과 관련해서도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향해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주재한 국무회의에선 헌법 전문에 5·18 민주화운동과 부마항쟁 정신을 명시하고,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국회 통제를 강화하는 헌법 개정안 공고안을 심의·의결했습니다. 헌법 제130조에 따라 대통령은 제안된 개헌안을 20일 이상 공고해야 하고, 이후 공고일로부터 60일 이내 국회 본회의 의결이 필요합니다.
이번에 의결된 개정안은 지난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헌법 개정안입니다. 민주당을 비롯해 야당은 물론 무소속 의원까지 187명이 찬성 서명했습니다. 다만 국민의힘에서는 개헌에 공개 찬성했던 김용태 의원을 비롯한 107명 중 아무도 서명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전날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수록을 반대하는 것은 전두환 찬양"이라며 "(국민의힘은) 하루속히 입장을 밝히시기 바란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윤석열 탄핵 1년이지만 내란 청산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며, 내란 청산의 길은 어쩌면 매우 지난한 과정이 될지도 모른다. 3년이 걸릴지, 5년이 걸릴지, 10년이 걸릴지, 그 이상이 걸릴지 알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서 '개헌'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3일 국민의힘 중앙당에 '국민투표법 운용기준 안내'라는 공문이 발송된 것을 두고 "중앙선관위는 개헌안이 야당의 저지를 뚫고 국회를 통과해 국민투표를 치르게 될 것이라 예상해 이런 공문을 보낸 건가"라며 날선 반응을 보였습니다.
개헌안 통과를 위해선 국민의힘에서 10명의 이탈표가 필요한 상황인데요.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개헌에 물꼬를 틀 수 있도록 초당적 협조가 필요하다"며 "얼마 전 국민의힘에서도 계엄에 대해 반성의 뜻을 표한 바가 있기 때문에 다시 그런 국정 문란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것은 역시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실상 개헌에 반대하는 국민의힘을 향해 협조를 요청하며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이 밖에도 국민의힘에서 아무 조건 없이 참석해 민생 관련 이야기를 전달하는 '협의체 정례화'를 요구했기 때문에 관련 내용도 오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직접 만나는 자리인 만큼 의제는 제한 없이 폭넓은 대화가 오갈 가능성도 큽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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