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오피스텔 분양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 전용면적 85㎡ 초과 대형 오피스텔 매매가격이 5개월 연속 상승하며 평균 9억원 돌파를 앞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분양시장에서 면적별 수요가 뚜렷하게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규제로 인해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면서 이른바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59~84㎡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모양새입니다. 오피스텔 시장에서도 실수요가 많은 중대형 매물이 인기입니다. 대출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오피스텔 시장이 아파트 전세 매물 감소와 맞물리며 아파트 대체 수요들이 몰리고 있어섭니다.
6일 분양시장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동 재건축 단지인 개포주공6·7단지 펜트하우스(138㎡ 4가구·147㎡ 3가구) 1순위 조합원 분양 신청이 단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84㎡에는 916명이 몰렸습니다. 지난해 2월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재분양 조사에서는 146㎡가 551가구 공급에 647명, 은마아파트는 286㎡에 12명이 신청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입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분담금과 시세차익이 어려워진 구조 탓도 큽니다. 이번 개포주공6·7단지 펜트하우스의 경우 147㎡ 평형 분담금은 71억원에 달합니다. 과거 수십억 원의 분담금에도 '어차피 오른다'는 시세차익을 기대가 컸던 데 반해, 초대형 평수의 가격 하락 흐름이 분명해지면서 현금을 쏟아부을 유인이 사라진 셈입니다. 실제 정부의 연이은 다주택자 규제로 인해 지난달 25억원 초고가 아파트 평균 거래 가격은 36억5600만원으로 지난 1월(36억9800만원) 대비 1.14% 하락했습니다.
여기에 보유세 인상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대형 평수 보유에 따른 세 부담 우려도 수요자들의 발걸음을 돌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결국 '비싸게 사서 더 비싸게 판다'는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시장에 퍼지고 있는 겁니다.
오피스텔 시장에서도 비슷한 양극화가 확인됩니다. 지난 3월 전용 60㎡ 초과 중대형 오피스텔 매매가는 전월 대비 0.49% 상승한 반면, 초소형 오피스텔은 상승폭이 미미하거나 오히려 하락했습니다. 천호역한강푸르지오시티 전용 24㎡ 실거래가 역시 지난해 12월 1억8000만원에서 올해 3월 1억7000만원으로 떨어졌습니다.
중대형 오피스텔 수요 급증의 배경에는 아파트 대출 규제의 풍선효과가 있습니다.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에 따르면 올해 1월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3366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65.6% 급증했습니다. 증가분의 대부분이 중대형에 집중됐는데, 자금 조달이 막힌 실수요자들이 59~84㎡ 오피스텔을 아파트 대체재로 택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오피스텔 청약시장에서도 이 같은 흐름은 확인됩니다. 전용 59·84㎡로 구성된 '판교밸리자이 2단지 오피스텔'은 97.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경희궁 유보라'(90.82대1)·'파크라움 여의도'(47.1대1) 등 중형 면적 위주 단지들이 줄줄이 두 자릿수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과거 40㎡ 이하 소형 평수가 청약 흥행을 이끌던 모습과는 반대입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중과세 기한이 가까워지면서 전세는 물론 매매 물건까지 빠지면서, 실수요 평형이 귀해지고 있는 추세"라며 "또한 정부가 부동산 투자에 대한 강한 규제에 계속 과거 투자금이 몰렸던 초소형, 초대형 사이즈보다는 주거에 목적을 둔 상품의 수요가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