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종량제봉투 수급 문제없다?…편의점 "한 번에 5장만"
각종 매장 종량제봉투 제한 판매, 재고 없는 곳도
소비자 단순 불편 넘어 불안…"사재기로 물량 부족"
"전쟁 등 소비자 불안 키워, 정보 제공 안심시켜야"
2026-04-02 17:09:05 2026-04-02 18:54:49
[뉴스토마토 박진석·신유미 기자] "죄송하지만 여기선 종량제봉투를 많이 살 수 없어요. 한 번에 5장만 구매 가능합니다."
 
서울시 마포구의 한 편의점에 종량제봉투 재고가 없어 구매할 수 없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편의점 직원은 매장에 남은 종량제봉투를 확인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평소 종량제봉투로 꽉 차 있던 바구니는 이날 다섯 묶음 정도만 남았습니다. 이 편의점 직원은 "이전에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만큼 종량제봉투를 구매할 수 있었다"며 "지금은 최대 5장씩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수급 차질 없다지만…곳곳 품귀현상 여전
 
종량제 봉투가 없는 곳도 있었습니다. 인근의 다른 편의점에선 소비자가 종량제봉투를 구매하려 하자 직원이 "재고가 없어서 다른 매장을 방문해야 한다"며 소비자를 돌려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는 "일주일에 한 번 종량제봉투를 발주하고 하루 이틀이 지나면 모두 소진된다"며 "많이 제공하고 싶어도 줄 수 없는 난감한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마트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마트는 지난달 27일부터 1인당 5ℓ 짜리 10장, 낱장은 50ℓ 1장으로 판매를 제한했습니다. 기존에는 계산대에 걸려 있던 종량제봉투를 원하는 만큼 선택해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직원에게 구매 의사를 밝혀야 합니다.
 
이날 마트를 찾은 40대 여성 김모씨는 "종량제봉투를 여러 번 사려고 필요한 물건으로 조금씩 나눠 장을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 70대 여성은 "집에 종량제봉투가 얼마 남지 않아서 불편한 것을 넘어 불안하다"며 "쓰레기는 버려야 하는데 종량제봉투는 제한적으로만 살 수 있어 걱정이다"고 했습니다. 이 마트 관계자는 "수급 물량이 다소 줄었다"며 "매달 1회 들여오던 것을 조금씩 나눠 주 1회씩 들여온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마포구 한 대형마트에는 1인당 종량제봉투 5장만 구매할 수 있다는 안내문을 게시했습니다. 이날 오후 1시쯤 계산대에 줄을 선 손님들은 카트에 저마다 종량제봉투를 하나씩 담아뒀습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수급이 절반 정도로 줄어 구매 수량을 5장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편의점 등 소매 마트를 중심으로 종량제봉투가 부족한 곳이 있어 불안감을 느끼는 소비자도 있었습니다. 동대문구의 한 편의점을 방문한 김모(32)씨는 "혼자 살고 있어서 일단 쓰레기를 일반 봉투에 넣어서 집에 보관하고 있다"며 "조금씩 악취가 나기 시작해 생활이 불편해지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마트를 찾은 최모(30)씨는 "우리 동네 편의점은 갈 때마다 재고가 없다고 하고, 있는 곳을 못 봤다"며 "나중에 종량제봉투를 구할 수 없는 '대란'이 일어나면 어떡하지 싶다"고 말했습니다.
 
시민들의 불안감을 안정시키기 위해 청와대까지 나섰지만 큰 효과가 없던 것으로 보입니다. 청와대는 전날 비닐봉투 원료인 나프타 2만8000톤을 러시아에서 들여온다고 발표했습니다. 
 
2일 서울시 마포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종량제봉투 5장을 구입했다. (사진=뉴스토마토)
 
"공급은 문제 없지만 사재기 심리가 원인"
 
업계 역시 종량제봉투 수급는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합니다. 경기도의 한 종량제봉투 제작업체 관계자는 "공급량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오히려 평소보다 많이 제작해 충분히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사재기 때문에 시중에 물량 자체 많지 않은 것"이라고 봤습니다.
 
마포구 소재 편의점 직원은 "사재기 하려는 손님들이 있어 종량제와 음식물쓰레기 봉투 판매 제한을 걸었다"며 "한창 종량제봉투 사재기 현상이 뉴스에 나올 때 몇몇 손님들은 30~40매씩 구매하려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발주를 넣을 때는 평소 주문하던 양 이상으로는 주문하지 못하게 할 뿐 공급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대형 편의점 본사 관계자는 "종량제봉투 공급은 본사가 아닌 지자체에서 관리하고 있다. 사재기를 우려해 지자체에서 판매량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종량제봉투 수급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서울시는 지난 달 24일, 31일에 각 자치구에 자율적으로 종량제봉투 판매 수량 제한을 걸 것을 권고했습니다. 서울의 한 자치구 관계자는 "평상시의 1.5배 이상 공급하고 있다"며 "결국 품귀 현상은 공급 문제가 아닌 사재기 심리가 강하게 작용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전문가는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를 잠재울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합니다. 김시월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중동 전쟁과 경기 불황 등 다양한 요소가 소비자들의 불안심리를 키웠다"며 "결국 물량이 충분하다는 정부의 설명에도 종량제봉투 사재기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안정시킬 수 있도록 정부는 다양한 방법으로 정확한 실태를 알려야 한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구체적인 재고 현황 등 빅데이터를 주기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진석 기자 ptba123@etomato.com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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