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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25일 16:0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기술수출 규모를 늘리며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라이선스 아웃(L/O)이 실질적인 수익 모델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다만 화려한 계약으로 이목을 끈 뒤에 실패한 사례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IB토마토>는 하나의 수익 모델로 자리잡기까지 기술이전 트렌드의 변화를 짚어보고 성공과 실패 사례를 통해 기술이전이 성배인지 독배인지를 따져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자금 확보와 상장 유지 조건 충족을 위해 라이선스 아웃이 재무적 방어 수단의 하나로 활용되는 현실에 신약 개발의 장기·적자 특성을 외면한 채 매출액과 실적 중심의 회계적 잣대를 들이대는 현행 코스닥 제도가 유망 파이프라인의 조기 매각을 강요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매출 요건은 앞으로 더욱 강화될 예정이어서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자금 확보와 임상 리스크 완화 목적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내 라이센서(Licensor)의 입장에서 연구개발 자금 확보와 임상 실패 리스크의 분산은 라이선싱 활성화의 주요 동인 중 하나로 꼽힌다.
김용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약바이오산업단장은 'KPBMA FOCUS' 제12호에 기고한 보고서를 통해 바이오벤처의 경우 충분한 자금이 조달되지 않는 경우 높은 임상시험 비용과 실패 리스크로 인해 후기 단계 개발 진행이 어려워 적극적인 라이선싱 아웃을 통해 R&D 자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짚은 바 있다.
그리고 현재 국내 첨단 바이오 분야는 벤처 기업 중심으로 생태계가 형성돼 있다. 세포·유전자치료제(CGT),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고비용 기술 영역을 벤처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삼일PwC가 최근 발간한 'K-바이오의 골든타임' 보고서에 따르면
오스코텍(039200)과 제노스코가 개발한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은
유한양행(000100)을 거쳐 J&J에 기술이전된 후 해외 기업 주도로 상업화가 완료됐다. 이는 국산 신약의 상업적 과실이 해외로 이전되는 구조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알테오젠(196170) 또한 SC 제형 변경 기술을 기반으로 다수의 글로벌 기술이전을 성사시켰지만 자체 신약 개발은 바이오시밀러 중심에 머물러 있으며, ADC 기술 관련 다수의 기술이전 실적을 보유한
리가켐바이오(141080) 역시 최근에야 자체 신약 임상 및 상업화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바이오텍들이 기술력은 갖추고 있지만, 자금력, 임상 인프라, 글로벌 네트워크 측면에서는 제약이 있어 후기 임상 진입률이 낮고, 기술수출 중심의 사업 모델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삼일PwC는 추가적인 구조적 지원이 필요한 단계라고 짚었다. 자금력과 인프라를 갖춘 대기업이 후기 임상, 허가, 상업화 등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단계를 담당하고, 기술력을 입증한 바이오텍과 공동개발, JV(조인트벤처) 설립, M&A 등 다양한 방식의 협업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민간 투자의 유인을 정교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으며, 초기 단계의 불확실성과 긴 회수 기간 등 투자자들이 바이오 분야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현실 감안해 △세액 공제 확대 △정책금융 강화 △투자 안전성 확보 등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부연이다.
일률적인 상장 유지 조건도 한몫
산업적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상장 유지 조건도 라이선싱의 주요 동인 중 하나로 꼽힌다. 신약 개발 기업은 연구개발 기간 동안 적자가 지속되는 것이 일반적이나, 현행 코스닥 제도는 매출액과 이익 중심의 지표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결국 기업은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임상 후기 단계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상장 유지에 필요한 자금 확보를 위해 조기에 기술을 이전하는 의사결정을 내리게 하는 원인이 된다는 논리다.
김용우 단장은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기업들도 상장을 유지하기 위한 재무적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벤처는 유예기간이 지나도 충분한 자본이 확보되지 않아 상장 유지조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요건을 살펴보면 코스닥 상장사는 우선 연간 30억원 이상 매출을 시현해야 한다. 실제로
앱클론(174900)은 2024년 별도 기준 매출액이 30억원에 미달하며 관리종목에 지정된 바 있다. 그리고 지난해 2월 튀르키예 TCT헬스테크놀로지와 체결한 CAR-T 세포치료제 'AT101' 기술이전 계약의 선급금이 상반기 반영되면서 실적 반등 신호탄 쐈고, 지난해 온기 매출 47억원을 달성하며 올해 관리종목에서 해제됐다.
코스닥 밸류업 정책 본격화에 따라 관련 상장폐지 기준은 단계적으로 상향될 예정이다. 당장 올해부터 코스닥 상장사는 시총 기존 40억원에서 150억원, 매출액 50억원 이상을 충족해야 하며 시총 기준은 300억원까지, 매출 기준은 100억원까지 상향될 예정이어서 더욱 큰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매출 요건 외에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 요건도 걸림돌이다. 코스닥 상장사는 3년 중 2회 이상 법차손 규모가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데, 대규모 임상 비용 지출은 손실 규모를 확대시킬수 밖에 없는 만큼 바이오텍들의 적극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제약할 수 있다.
이에 업계와 전문가들은 신약개발 산업의 특수성을 반영해 매출액과 이익 중심의 상장 유지 규정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김석관 선임연구위원은 'BIOHEALTH FOCUS 2025' 기고문을 통해 코스닥 특례 상장 기업이 3~5년 내 매출과 순이익을 창출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꼬집으며 현행 상장 유지 조건이 바이오헬스 기업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안으로 미국 나스닥(NASDAQ)과 같이 주가나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상장 유지를 결정하는 방식의 제도 개선안을 제시했다. 나스닥 상장사들의 경우 적자 상태로 상장하는 것이 더 보편적이며, 상장 후 10년 이상 적자 상태로 상장을 유지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상장 유지 조건을 완화할 경우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제품 개발 과정에 대한 공시 기준 및 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증권 집단소송제도 등 잘못된 공시에 대한 법적 책임을 확대하는 등 보완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제언이 뒤따른다.
김 위원은 "투자자들이 바이오 기업의 투자 판단에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현재 진행 중인 임사시험에 관한 정보 등 제품 개발 정보다"라며 "이 때문에 다른 기업과 달리 바이오 기업은 제품 개발 과정에 대한 투명한 공시가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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