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암살 적기"…트럼프 끌어들인 '네타냐후'
네타냐후, 공습 48시간 전 트럼프에 '악마의 제안'
'종전 협상' 언급했지만…악화일로 걷는 중동 정세
2026-03-24 17:43:42 2026-03-24 17:52:48
[뉴스토마토 한동인·이효진 기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전 세계 경제를 마비시킨 이란 전쟁이 미국과 이스라엘 정상 간 사전 공조에 따른 것이란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미국이 이란을 공습하기 48시간 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지금이 복수의 적기"라고 제안했다는 겁니다. 이란 전쟁의 막전막후가 드러나면서 중동 정세는 한층 격화되는 양상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복수심 자극한 '설득'…행동 옮긴 트럼프
 
24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공습 개시 48시간 전인 지난 2월26일(현지시간) 핫라인 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양국 정보당국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와 핵심 인사들이 테헤란 관저에 집결한다는 첩보를 공유했습니다. 하메네이와 측근들의 회동 시점이 당초보다 앞당겨진 사실도 파악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통화에서 과거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이란발 암살 시도를 거론하며 즉각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당시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이란과 연계된 인물들의 트럼프 대통령 암살 모의를 잇달아 적발했습니다. 미 법무부도 관련 인사를 기소한 바 있습니다. 즉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복수심'을 자극해 이란 전쟁을 촉발시킨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체포 작전을 미군의 희생 없이 성공적으로 마친 것 역시 네타냐후에겐 '설득의 찬스'로 작용했습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해외 군사작전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었고, 이슬람혁명수비대가 무자비한 진압으로 유혈 사태까지 일으킨 건 무력 개입의 명분을 만들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전화 전 이란을 향한 군사작전 자체는 승인했지만 실행 시점을 두고 고심해 온 것으로 알려집니다. 그러나 통화 다음날인 2월27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최종 타격을 승인했습니다. 이후 미국은 하메네이를 겨냥한 이란 공습 작전, 일명 에픽 퓨리(Epic Fury·장대한 분노)에 돌입했습니다.
 
다만 양측은 해당 보도들에 대해 부인하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이 미국을 전쟁으로 끌어들였다는 주장을 "가짜뉴스"라고 일축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공격 결정은 독자 판단이었다고 밝혀왔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공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양국은 지난해 6월에도 이란 핵시설을 겨냥해 동시다발적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당시 이스라엘은 핵시설 완전 파괴에 실패했다고 판단했고, 추가 군사행동의 필요성을 미국에 제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양국 군 당국은 수개월에 걸쳐 후속 작전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미국이 이란을 공습하기 48시간 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 암살과 함께 이란 공습을 종용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다. (사진=연합뉴스/UPI)
 
예상과 다른 결과…미군 사망자 13명으로
 
특히 네타냐후 총리는 하메네이 제거 시 이란 내 체제 붕괴 가능성을 강조하며 미국을 설득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과 달랐습니다. 하메네이 사망 이후 오히려 강경한 반미 성향인 아들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권력을 승계했습니다. 이슬람혁명수비대의 통제력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란 시민들도 보복 우려 속에 거리로 나오지 않아 이란 현 정권의 안정성이 오히려 강화됐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긴장 수위는 최고조로 치닫고 있습니다. 전쟁으로 전 세계 일일 원유 소비량의 20~30%가 오가는 호르무즈 해협을 이란이 봉쇄하며 국제유가가 치솟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48시간' 시한을 제시하며 이란에 해협 개방을 압박했습니다. 사실상 최후통첩을 했지만, 강경한 이란의 반응에 종전 협상 개시 사실을 밝히며 공격 보류로 입장을 선회했습니다.
 
한발 물러선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네타냐후 총리는 강경 노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3일 X(엑스·옛 트위터)에 개시한 영상 메시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 사실을 밝히며 "이란에 대해 미·이스라엘 연합군이 거둔 군사적 성과를 이스라엘 이익 보호를 위한 협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군과 미군이 거둔 막대한 성과를 발판으로 삼아, 우리의 핵심 이익을 수호하는 (이란과의) 합의를 통해 전쟁 목표를 달성할 기회가 있다고 믿고 있다"면서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핵심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이스라엘이 전쟁 의지를 불태우는 가운데 인명 피해는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이란 보건부에서는 민간인과 군인을 포함해 15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추산합니다. 이스라엘에서도 민간인 사망자가 30여명 발생했습니다. 인접국 레바논에서도 지금까지 최소 1029명의 대규모 희생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란의 보복은 미군 측 인명 피해를 확대시키고 있는데, 현재 미군 총 13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집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번 전쟁에서 명분을 잃고 있는 겁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