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군을 국회로 보낸 것”…지귀연도 ‘계엄=내란’
"국회 무력으로 제압 의도, 국헌문란 목적 내란죄"
'구속취소' 지귀연, '봐주기 재판' 논란 잦아들 듯
'변호인 술 접대', '재판지연' 의혹, 재판 내내 구설
전문가 '국민들의 감시·비판, 지귀연 결정에 영향'
2026-02-19 18:08:46 2026-02-19 18:08:46
[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지귀연 부장판사가 19일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지 부장판사는 '군을 국회에 보내, 무력으로 제압하려 한 것은 국헌문란 목적의 내란죄'라고 명확히 규정했습니다. 이번 선고로 지 부장판사를 둘러싸고 제기됐던 '봐주기 논란'은 잦아들 걸로 전망됩니다.
 
지 부장판사는 지난해 3월 검찰이 구속 기간을 넘겨 윤씨를 기소했다면서 윤씨에 대한 구속취소를 결정해 국민적 공분을 샀습니다. 이후에도 내란세력의 노골적인 재판 지연을 막지 못한 채 끌려다녔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지귀연 부장판사가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윤석열씨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판결 선고 주문을 낭독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윤씨에 대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 선고 공판에서 "법원 판단의 핵심은 군을 국회로 보낸 것"이라며 "우리 헌법이나 계엄법은 비상계엄을 하더라도 국회 권한을 침해하거나 행정·사법 기능 침해할 수 없는데, 이를 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면 (비상계엄이) 헌법이 정한 (대통령의) 권한 행사라고 해도, 국헌문란 목적의 내란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지 부장판사는 또 "형법 91조 제2호 적용되는 이른바 국헌문란 목적의 내란은 대통령도 저지를 수 있다"면서 "군을 동원해 강제로 의회를 점령하거나 체포하는 행위는 결국 국회의 활동 저지하고 마비시켜 사실상 상당 기간 그 기능을 못하게 하는 목적, 군을 동원해 폭동을 일으키는 것에 해당한다"고 했습니다. 비상계엄 선포 권한을 가진 현직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내란죄로 처벌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겁니다. '12·3 비상계엄=내란'이라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1심 판결에 쐐기를 박은 결과로 풀이됩니다.
 
'구속취소'부터 '재판 지연'까지… 계속된 논란
 
이번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지 부장판사에 대한 여론은 냉담했습니다.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해 3월7일 윤씨에 대한 '구속취소 결정'이었습니다. 당시 윤씨 측은 검찰이 구속 기한을 하루 넘겨 기소했다며 구속취소를 청구했는데, 지 부장판사가 이를 받아들인 겁니다. 지 부장판사는 구속 기간을 '시간'이 아닌 '날'로 산정하는 기존 형사소송법 해석과 다른 판단을 내놓아 '내란 수괴를 자유의 몸으로 만들었다'는 국민적 공분을 샀습니다.
 
경제·식품·보건 사건을 주로 맡던 지귀연 재판부가 공교롭게도 내란사건을 사실상 전담하게 되면서 '불공정' 의혹은 더욱 커졌습니다. 이에 민주당은 법원이 윤씨 측에 유리한 재판부를 의도적으로 지정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지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27일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형사재판을 시작으로 조지호 전 경찰청장, 윤석열씨 사건을 배당받으며서 내란재판을 진행해 왔습니다. 
 
지 부장판사는 그해 5월 민주당이 '술 접대' 의혹을 제기하면서 홍역을 치렀습니다. 이에 지 부장판사는 "개인에 대한 의혹 제기에 우려와 걱정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평소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며 지내고 있다"며 "의혹 제기 내용은 사실이 아니고 그런 데 가서 접대받는 건 생각해본 적 없다"고 해명을 해야 했습니다. 
 
재판 운영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특히 1월9일 윤석열, 김용현 전 장관 등 내란세력의 결심공판을 자정을 넘기고도 끝내지 못해 같은달 13일 추가 결심공판 기일을 잡자 비난 여론이 거세졌습니다. 당시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은 재판 중 "나이 어린 검사들이 윤 전 대통령 호칭을 '윤석열'이라 불렀다"며 트집을 잡는 등 재판지연 전략을 폈습니다. 서증조사에만 8시간을 넘게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지 부장판사는 이를 엄격히 제지하지 않아, 변호인단에 끌려다닌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재판을 진행하며 개인적 감정과 평가를 담은 언어를 사용, 구설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지 부장판사는 지난달 5일 내란중요임무종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장관 공판에서 김 전 장관 측 변호인단에 "남의 말 막는 분들이 무슨 민주주의, 자유주의예요?"라고 말하는가 하면, 같은달 6일 재판에선 방청석에 앉은 기자들에게 "기자님들 우리 기사 좀 써줘요. 법정 추워요"라고 했습니다. 통상적으로 법관은 개인적인 평가나 감정을 배제하고 중립적인 표현을 사용하는데, 지 부장판사는 결이 다소 달랐던 겁니다.   

법조계 "국민적 감시·비판이 이끌어낸 마지노선" 

 

법조계에선 지귀연 재판부가 각종 논란 속에서도 엄중한 판결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 주목합니다. 내란 혐의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견제와 비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겁니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귀연 부장판사도 선고가 잘못 나왔을 경우에 사법부에 밀어닥칠 국민들의 분노, 후폭풍 등을 염려했을 것"이라며 "결국 국민들의 감시와 비판, 언론의 비판이 있어 지귀연 재판부가 최소한의 마지노선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윤석열씨 변호인단은 선고 직후 입장문을 내고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최소한의 말조차 꺼낼 수 없는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을 중지하고, 민주당 유력 정치인들의 재판에서는 위법수집증거라는 이유로 무죄 판결을 내리는 사법부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절차상의 위법은 물론이고 실체상의 판단에서도 눈치보기에 급급했다"고 했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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