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오일머니’…K방산, 사우디 집중 공략
WDS 개최…HD현대·한화·로템·LIG·KAI 등 참여
‘큰손’ 사우디, 2024년 국방비 101조 지출
사우디 발판으로 중동 시장 본격 확대 예상
2026-02-09 14:46:36 2026-02-09 14:59:50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미국산 무기 의존도를 줄이고 자국 방위산업의 현대화와 국산화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 방산업계도 사우디 공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천궁-II(M-SAM II) 수출을 제외하면 그동안 실적은 제한적이었으나, ‘2026 국제방산전시회(WDS)’를 계기로 사우디 진출에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HD현대중공업의 WDS 2026 부스 조감도. (사진=HD현대중공업)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방산업계는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리는 ‘2026 국제방산전시회(WDS)’에 참가했습니다. 행사는 8일(현지시각)부터 5일간 진행될 예정입니다. 2년마다 개최되는 WDS는 중동 최대 규모의 방산 행사로, 올해 76개국 770여개 기업이 참여하고 10만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HD현대중공업은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이오에스티(EOST)와 연합 전시관을 구성해 첨단 함정 건조 기술과 해상 방위 역량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6000톤급 수출형 호위함 ‘HDF-6000’을 포함해 총 8종의 함정을 공개합니다. HDF-6000은 사우디 요구 조건에 맞춰 규모를 확대하고 전투체계와 탑재 장비 성능을 강화한 이지스급 호위함입니다. HD현대중공업은 설계·건조·사업관리 역량을 결합한 패키지 솔루션을 강조하고, 페루 시마조선소에서 축적한 현지 건조 및 유지·보수·정비(MRO) 경험도 소개할 계획입니다.
 
한화그룹 방산 3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도 역대 최대 규모의 통합 전시 부스를 마련했습니다. 인공지능(AI) 기반 미래형 통합 무기체계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특히 AI 기반 배회형 정밀유도무기(L-PGW)를 처음 공개합니다. L-PGW는 표적을 자율 정찰·식별하고 드론을 분리·발사하는 개념의 무기체계입니다. 사우디 맞춤형 K9A1 자주포와 사막 지형에 최적화된 차륜형 장갑차 ‘타이곤’도 선보입니다. 해양 분야에서는 장보고-III 배치-II 3000t급 잠수함과 잠수함 기지, 수상함, 무인수상정 등을 전시합니다.
 
현대로템은 지상무기체계와 미래 전장 대응 기술을 앞세워 중동 시장 기반 확대에 나섭니다. 기동무기체계와 유·무인 복합체계(MUM-T), 수소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입니다. 특히 드론 방어체계를 접목한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를 처음 공개합니다.
 
한화그룹 WDS 2026 부스 조감도.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정부 차원의 군사외교도 병행됩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8일 사우디를 방문해 ‘국방 연구개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양국은 연구개발과 국방기술, 체계 혁신 분야에서 공동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업계가 이처럼 사우디에 주목하는 이유는 세계적으로 국방 시장 규모가 큰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에 따르면 사우디는 2019~2023년 누적 기준 세계 2위 무기 수입국이자 중동 최대 국방비 지출국입니다. 2024년 국방비는 약 690억달러(약 101조원)로 추산됩니다.
 
다만 2024년 천궁-II 수출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는 없었습니다. 사우디가 그동안 미국산 무기에 크게 의존해왔던 까닭입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2020~2024년 기준 사우디 무기 수입의 74%가 미국산이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글로벌 안보 블록화 등으로 조달 환경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사우디 정부가 ‘사우디 비전 2030’에 따라 2030년까지 국방 지출의 50%를 현지 생산 제품으로 대체하는 국산화 정책과 해군 현대화를 위한 ‘SNEP II’ 프로그램이 추진되면서 시장 여지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에 국내 방산업계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 진입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 나아가 사우디를 거점으로 중동 시장까지 확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사우디는 최근 미국과의 무기 거래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며 방산 투자도 확대되는 흐름”이라며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그동안 미진했던 중동 시장 공략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현지화 전략을 포함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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