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기관 청렴도 성적표…수은·캠코 '도약', HUG는 3년째 최하위
권익위 종합청렴도 분석, 10개 기관 중 7곳 2등급
수은·캠코 전년 대비 두 단계 상승, 산은·중진공은 3등급
HUG 청렴체감도 5등급 추락…노력도 개선에도 체감은 후퇴
2026-02-05 15:19:08 2026-02-05 15:45:19
[뉴스토마토 이지우·남윤서 기자] 뉴스토마토 K-정책금융연구소가 정책금융기관들의 2025년 국민권익위원회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등급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전년 대비 두 단계 상승한 2등급을 기록하며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청렴체감도' 하락 속에 3년 연속 4등급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책금융기관 청렴도는 기관별 격차 속에 2~4등급 구간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책금융기관 10곳 청렴도 평가, 2~4등급 분포
 
5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12월 발표된 권익위의 '2025년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 결과'에서 K-정책금융연구소가 분석 대상으로 삼은 13개 기관 중 10개 기관이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산업은행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각각 3등급을 받았습니다. 기업은행·기술보증기금·신용보증기금·한국무역보험공사·한국수출입은행·캠코·한국주택금융공사 등 7개 기관은 모두 2등급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HUG는 4등급으로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종합청렴도 평가는 1~5등급 체계로 운영되며, 이번 평가에서는 5등급을 받은 기관이 없어 평가 대상 기관 가운데 최고 등급은 2등급, 최저 등급은 4등급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 평가에서도 한국벤처투자, 한국해양진흥공사,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 등 3개 기관이 제외됐습니다. 권익위 관계자는 "부패 정책 추진 방향이나 이슈를 고려해서 평가 대상 범위를 매년 새로 설정한다"며 "규모를 고려하기도 하고, 정책 이슈, 신고 사건이 많은 기관들은 제외하고 평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책금융기관은 사회적 신뢰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만큼 높은 수준의 종합청렴도가 요구됩니다. 공적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이 청렴성을 확보할 경우 국민 신뢰와 기관 평판 제고로 이어지고, 이는 장기적인 성과와 조직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권익위 종합청렴도 평가는 '청렴체감도', '청렴노력도', '부패실태 평가' 결과를 합산해 산출됩니다. 청렴체감도는 민원인과 기관 내부 공직자 등 약 30만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합니다. 청렴노력도는 기관이 1년간 추진한 부패방지 및 윤리경영 노력을 평가하는 항목입니다. 부패실태 평가는 해당 기간 발생한 부패 사건을 감점 방식으로 반영합니다. 

HUG 4등급 '부진', 3년 연속 최하위
 
(그래픽=뉴스토마토)
 
특히 HUG는 3년 연속 4등급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평가 대상 기관 가운데 최하위 등급입니다. 핵심 지표인 청렴체감도는 오히려 악화됐습니다. 2024년과 비교해 청렴노력도는 3등급으로 한 단계 상승한 반면, 청렴체감도는 5등급으로 두 단계 하락했습니다. 
 
HUG 관계자는 "보증기금 지원 수요와 업무량 급증에 따른 적극 행정, 고객 편의 제고 등 공사의 반부패 청렴 대응이 내외부 고객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2026년 반부패 청렴 정책 실행 과제'를 수립하고, 공사의 근본적인 청렴 체질 개선을 목표로 관련 제도와 업무 시스템을 정비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권익위에서 주관하는 청렴 컨설팅에 참여하고, 우수기관 협력 네트워크 운영으로 우수사례 벤치마킹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수은·캠코 등급 '반등'… 청렴노력도 개선 주효
 
등급이 상승한 기관은 수은과 캠코입니다. 수은은 2023년 2등급 이후 지난해 4등급을 기록했으나, 2025년 평가에서 다시 2등급을 회복했습니다. 이에 수은 관계자는 "권익위 제도 개선 권고 사항을 적극 이행했으며, 인공지능(AI) 챗봇 도입과 이해충돌 방지 가이드라인 마련 등 다양한 청렴 시책을 추진했다"고 밝혔습니다.
 
캠코 역시 전년 4등급에서 2등급으로 두 단계 상승했습니다. 특히 청렴노력도 부문에서 점수가 개선되며 종합청렴도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캠코 관계자는 "인사 운영의 투명성 제고와 갑질 근절 등 민감도가 높은 분야를 주요 개선 과제로 삼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권익위 청렴 컨설팅에 참여해 기관 전반의 취약 요소를 진단하고 이를 개선했다"며 "업무 절차 공개와 피드백 강화 등으로 고객 소통을 강화했다"고 밝혔습니다.
 
정책금융, 청렴도는 성과 넘어 '권익'의 문제
 
종합청렴도 평가는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정책금융기관 자체에도 중요한 지표입니다. 기재부 경영평가는 각 기관의 성과급과 직결된 평가로 기관들은 매년 우수한 등급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25 기재부 경영실적 평가기준·방법에 따르면 '기관의 청렴도'는 권익위에서 수행한 평가 결과를 반영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경영평가와는 별도로 정책금융기관의 청렴도는 중요한 판단 지표로 꼽힙니다. 정책금융은 법과 제도로 기능과 역할이 정해져 있어 수출금융, 보증, 정책자금 등을 특정 기관을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 때문에 정책금융기관의 청렴도는 정책금융 접근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이용자 신뢰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는 지표로 해석됩니다. 정책금융기관에 보다 엄격한 청렴 기준이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이에 관해 구자현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금융이라는 것은 신뢰성이 없으면 역할을 제대로 하기가 어렵다"며 "특히 정부에서 공적인 역할을 할 때는 정책금융이 필요한 곳에 적정한 금액이 가고 있느냐에 관한 신뢰성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런 신뢰성이 없으면 정책금융이 국가 경제를 위해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본질적인 의심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홍형득 강원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책금융기관은 중장기 시설 자금 등 민간 금융기관에서 다루기 어려운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인 만큼, 신뢰와 청렴도에서 점수를 받지 못하면 근본적인 역할에서도 점수를 받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현행 종합청렴도 평가가 정책금융기관의 자금 집행 과정 자체를 직접 들여다보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홍 교수는 "종합청렴도 평가는 특정 사업이나 자금 집행 과정을 직접 대상으로 삼는 조사가 아니라, 이용자와 내부 구성원이 갖고 있는 인식을 묻는 조사"라며 "기관 전반에 대한 이미지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인식 조사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만약 특정 사업이나 정책을 기준으로 청렴도를 묻는 방식이라면 더 정교한 청렴도 조사 설계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명순 국민권익위원회 부패방지 부위원장이 2025년 12월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5년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지우 기자 jw@etomato.com
남윤서 기자 nyyyse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