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LNG해운, 인니 기업에 매각…‘에너지 안보 경고등’
LNG적취율 하락으로 해외 의존 우려
“매각·청산 제지 법적 근거 마련해야”
2025-11-27 15:48:32 2025-11-27 18:06:12
[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현대LNG해운이 인도네시아 기업에 매각될 예정인 가운데, 업계에서는 에너지 안보를 이유로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액화가스 전문 선사인 현대LNG해운이 해외로 넘어갈 경우, 국적선사의 LNG 수송 적취율이 줄어 해외 선사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업계에서는 국가 경제에 필수적인 해운사의 매각의 경우 정부가 일정 수준의 개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현대LNG해운 LNG선박. (사진=현대LNG해운)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와 IMM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전날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그룹 계열사 프런티어리소스와 현대LNG해운 매각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번 거래는 현대LNG해운 지분 전량을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 ‘아이기스원’의 지분 100%이며, 거래대금은 약 4000억원으로 알려졌습니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IMM 컨소시엄은 11년 만에 투자금을 회수하게 됩니다. 앞서 IMM 컨소시엄은 2014년 경영난을 겪던 현대그룹이 매각한 현대상선(현 HMM)의 LNG 전용선 사업부를 4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했습니다. 현대LNG해운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한국해운협회는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매각이 성사되면 핵심 에너지 운송자산, 수십 년간 쌓아온 노하우, 한국가스공사의 장기계약 수송권 등이 해외로 유출될 것”이라며 “(현대LNG해운이) 국적선사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협회에 따르면 국적선사의 LNG 적취율은 2024년 38%에서 2029년 12%, 2037년에는 0%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협회는 “국가 유사시 LNG 수송을 해외 선사에 의존하게 돼 에너지 안보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한다”고 지적했습니다.
 
IMM 컨소시엄은 전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국내 전체 LNG 수입 물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한국가스공사의 도입량을 기준으로 볼 경우 현대LNG해운의 비중은 6% 이하에 불과하다”며 “회사는 대한민국에 등록된 영리법인으로서 국적 해운사로 지속 운영되며, 주주 변경 여부와 관계없이 국가가 부여한 모든 의무를 그대로 이행해야 한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럼에도 업계의 우려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국적 해운사 지위를 유지하며 운영될 수 있겠지만, 향후 이해상충이 발생할 경우 그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며 “국내 해운사 가운데 LNG 운반선을 보유한 곳은 극히 적은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황진회 연구위원은 “한진해운 사태 때 채권자들의 청산 결정을 막을 수 없었던 것처럼, 국가 경제에 필수적인 해운산업에 해당한다고 해도 기업 오너의 매각·청산 행위를 막을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게 문제”라며 “국가 기간산업에 해당한다면 이를 지정해 정부가 일정 정도 관리하는 등 제도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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