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최근 간병 보험 수요가 꾸준히 커지고 있는 가운데 보험사들이 특약과 보장 범위를 확대하거나 간병인 사용일당을 높이는 등 출혈 경쟁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지난 9월 간병인 사용일당을 10만원에서 15만원으로 상향했습니다. 이후
DB손해보험(005830)은 기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했고, KB라이프, NH농협손해보험, 흥국생명, 푸본현대생명 등도 일부 특약에 한해 20만원을 제공합니다.
현대해상(001450)과
한화손해보험(000370) 등은 계약상 보장 한도가 15만원이더라도 상급종합병원 간병인을 이용하면 추가로 5만원이 더해지는 특약을 운영 중입니다.
간병인 사용일당은 가입자가 질병이나 상해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졌을 때, 간병인을 고용하거나 입원 중 발생하는 간병비를 보장하는 상품입니다. 서울간병인협회에 따르면 하루 평균 간병인 사용일당은 12만~14만원 수준입니다. 그러나 보험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평균 비용을 크게 웃도는 금액을 지급하는 관행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 국민건강보험 재정 관리와 과잉진료 방지를 이유로 손해보험사들에게 간병인 보장 상품의 개선을 요구하면서, 주요 손보사들은 일일 보장 한도를 10만원 수준으로 낮췄습니다. 메리츠화재는 5월에 간병인 사용일당을 기존 20만원에서 15만원으로 한 차례 내린 데 이어, 같은 달 다시 1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축소했습니다.
삼성화재(000810), K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도 4월 중순부터 기존 20만원이던 보장 한도를 10만원으로 줄였습니다. 하지만 간병인 특약 가입 수요가 좀처럼 줄지 않자, 보험사들 사이에서 다시 보장 한도를 상향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간병인 사용일당을 다시 확대한 보험사를 찾는 가입 문의가 늘고 있습니다. 다만 보장 금액이 커진 만큼 보험료도 함께 오르는 구조여서 '다시 축소되기 전에 가입하라'는 식의 절판마케팅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합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장비가 늘은 만큼 보험료도 오르기 때문에 보장비만 보고 가입하면 지출이 많아질 수 있다"며 "출혈경쟁보다 문제인 것은 이런 절판마케팅 관행"이라고 전했습니다.
간병 보험에 각종 특약을 추가하거나 새로운 상품을 내놓는 등 특약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현대해상은 '마음을더하는케어간병인보험'의 재택간병인지원 담보와 프리미엄 간병 서비스 관련 6개월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습니다. 재택 간병이 필요한 가입자에게 간병인을 직접 집으로 파견하는 서비스입니다.
KB손해보험은 'KB 골든라이프케어 간병보험'에서 간병인 지원에 따른 보험료 갱신 주기를 기존 3년에서 최대 20년으로 늘렸습니다. 기존에는 가입자가 간병인 지원을 받기 시작한 뒤 3년이 지나면 보험료가 인상됐지만, 갱신 시점을 늦춰 장기적인 비용 부담을 줄였다는 설명입니다.
NH농협손해보험은 시니어 세대의 간병비와 의료비 부담을 덜기 위해 'NH올원더풀 백년동행 간병보험'을 선보였습니다. 장기요양 등급 판정 이후 필요한 재가·시설 급여비용을 최대 100만원까지 지원하는 특약을 추가해 간병비 보장을 강화한 것이 특징입니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간병 보험을 많이 팔고 있지만, 수요를 다 받아내기 어려울 만큼 수요가 커졌다"며 "보험사들도 건강보험 규모를 늘리고 있는 만큼 이익이 크지 않더라도 일단 고객 유치에 집중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은 서울에 위치한 한 요양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기다리는 모습. (사진=KTV)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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