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에 맞선 곽종근, ‘의원 끄집어내라’ 구체적 증언
윤석열 직접 출석해 곽종근 증언 흔들기
곽종근, 윤석열에 맞서며 반박하기도
곽종근 울먹이며 “숨긴다고 될 것 아냐”
2025-10-30 17:50:37 2025-10-30 18:37:49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30일 윤석열씨 내란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12·3 비상계엄 당시 윤씨가 끄집어내라고 말한 대상이 국회의원이라는 정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증언했습니다. 그는 “(그 당시 일은) 트라우마다. 자다가도 생각난다”며 “부하들이 (윤씨의 지시를) 다 들었다. 제가 숨긴다고 될 것도 아니다”고 했습니다. 곽 전 사령관은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윤석열씨가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윤씨에 대한 '특수공무집행 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재판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영상 캡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이날 윤씨의 내란 수괴 등 혐의 공판기일에서 곽 전 사령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습니다. 
 
윤씨는 지난 7월 재구속된 뒤 16차례 출석을 거부하다 이날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곽 전 사령관이 윤씨에게 직접 지시를 듣고 가장 불리한 증언을 하고 있는 만큼, 윤씨가 직접 공방을 벌이려고 출석한 걸로 보입니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 2월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 윤씨 탄핵심판에 출석, 윤씨가 “아직 의결 정족수가 다 채워지지 않은 거 같다” “빨리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밖을 끄집어내라”고 말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윤씨 측은 곽 전 사령관이 ‘인원’, ‘의원’ 등 용어를 혼용한다며 ‘끄집어내라’의 대상이 국회의원이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날 곽 전 사령관은 윤씨가 12월4일 밤 12시31분 비화폰으로 전화해 “아직 의결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것 같다” “문짝을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서 다 끄집어내라”고 말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는 비상계엄 당시 윤씨와 두 차례밖에 전화하지 않아 내용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곽 전 사령관은 “(윤씨가) 의결정족수를 이야기할 때 YTN (뉴스) 화면을 같이 보고 있었다”며 “국회의사당에 국회의원들이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끄집어내라’는 대상을 국회의원이라고 이해했다는 취지입니다. 곽 전 사령관이 ‘인원’ ‘의원’ 등 여러 용어를 사용했다는 부하들 진술과 관련해 “(윤씨 지시를 듣고) 그대로 (부하들에게) 리바이벌하지 않았다. 제가 되뇌여서 전파해 단어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곽 전 사령관은 윤씨와 통화 당시를 말하며 울먹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트라우마라면 트라우마다. 지금도 TV를 보면 생각나고 잠자다가도 생각난다”며 “시간이 간다고 잊혀지는 게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윤씨와의 통화 내용이) 마이크를 통해 이미 전파됐다”며 “내가 숨긴다고 될 것도 아니고 말 안 한다고 될 것도 아니다. 부하들은 못 속인다. 사실대로 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곽 전 사령관은 당시 전투통제실에서 윤씨의 전화를 받았는데, 직전 화상회의를 마치고 마이크를 끄지 않아 통화 내용이 전파됐다는 취지입니다. 
 
이날 윤씨는 곽 전 사령관을 상대로 직접 질의하며 곽 전 사령관의 진술을 흔드려고 했지만, 큰 소득은 없었습니다. 윤씨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장병들에게 실탄 개인 휴대하지 말라고 지시했냐”고 묻자 곽 전 사령관은 “제가 스스로 시킨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윤씨는 “스스로 결정했다면 민간인 억압하지 않고 질서 유지 위해 거점 확보한 게 아니냐”고 묻자 곽 전 사령관은 “말씀하시는 질서 유지는 수긍할 수 없다”고 맞섰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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