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사이언스)운동과 오메가3, 치아 뿌리까지 살린다
브라질 연구진 "치근단염 억제·골손실 감소 효과 입증"
2025-10-28 08:56:18 2025-10-28 13:32:14
치근단염에 감염된 치아. (사진=The Journal of craniofacial surgery)
 
[뉴스토마토 임삼진 객원기자] 운동과 오메가3 지방산이 만나면 치아 뿌리까지 건강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단순히 몸매나 심혈관 건강에 좋은 조합이 아니라, ‘입속의 염증’까지 진정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브라질 상파울루주립대(UNESP) 연구팀은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한 논문에서 “규칙적인 운동과 오메가3 보충제를 병행할 경우 치근단염(치아 뿌리 끝 염증)의 염증 반응이 크게 완화되고, 치조골(치아를 지탱하는 뼈) 손실이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운동+오메가3’ 조합이 면역을 바꿨다
 
연구팀은 쥐 30마리를 세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아무런 처치를 하지 않고, 다른 한 그룹은 하루 30분 수영운동만, 나머지 한 그룹은 운동과 함께 오메가3 보충을 병행했습니다. 30일간 실험을 진행한 결과, 운동만 한 그룹에서도 염증 완화가 관찰됐지만, 운동과 오메가3를 함께한 그룹은 염증 억제 효과가 두드러졌습니다. 
 
미세 CT 분석에서 치조골 손실 정도는 대조군이 가장 심했고, 운동군은 약 15% 감소, 운동+오메가3군은 약 25% 감소했습니다. 염증을 유발하는 주요 사이토카인인 인터류킨-17(IL-17)과 TNF-α 수치도 가장 낮게 나타났습니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로제리우 데 카스티유(Rogério Castilho Jacinto) 교수는 지난주 Science Daily와의 인터뷰에서 “운동이 면역 기능을 조절하고, 오메가3가 염증 매개체 생성을 억제해 상호 보완적인 작용을 한다”며 “이 조합은 치근단염 같은 만성 구강 염증 질환에 새로운 접근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침묵의 염증, 전신 질환 악화시킨다
 
치근단염은 충치나 외상으로 인해 세균이 치아 신경을 타고 뿌리 끝까지 침투하면서 생기는 염증입니다. 겉으로는 통증이 없어 알아차리기 어렵지만, 장기간 방치하면 치아를 지탱하는 뼈가 녹아 치아가 흔들리거나 빠질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구강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만성 염증이 혈관을 통해 전신으로 퍼지면 당뇨병, 동맥경화, 신장질환 등 다양한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연구진은 “면역력이 떨어지면 이 염증이 급성으로 번져 얼굴이 붓거나 고름이 차기도 한다”며 조기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운동의 치근단염 치료 효과’, 사람에게도 나타날까
 
이번 연구는 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이지만, 사람에게 적용 가능성도 주목됩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인체에서도 유사한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높지만, 이를 확인하려면 대규모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치근단염의 치료는 근관치료(신경치료)와 항생제 투여가 중심이었지만, ‘생활습관 처방’도 치료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 결과의 의미입니다. 
 
구강건강이 전신건강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고려할 때 규칙적인 운동과 오메가3 섭취는 치주·치근질환 예방뿐 아니라 전신 염증 조절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치주염, 치근단염 같은 구강 질환은 '양치 부족과 치석 방치으로 인한 세균'이라는 씨앗이 뿌려진 상태에서, '잘못된 식습관, 스트레스, 면역력 저하'라는 나쁜 토양을 만나 심각하게 자라나는 복합 작용의 결과물입니다. 건강한 잇몸과 미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치아 관리와 운동, 영양 등 3자의 통합 관리가 필요합니다.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daum.net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