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뭇매 맞은 '위고비'…청소년 비만 타깃
작년 미성년자 처방 점검 2604건…두 달간 600여건
식약처, 24일 12세 이상 청소년 환자로 적응증 확대
2025-10-27 14:58:06 2025-10-27 15:29:48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적응증을 넓혀 12세 이상 청소년에게도 처방됩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성년자 처방으로 뭇매를 맞았던 모습과는 대비됩니다.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국 노보노디스크제약은 지난 24일 위고비의 12세 이상 청소년 환자의 체중 관리를 위한 칼로리 저감 식이요법 및 신체 활동 증대의 보조 요법으로 위고비 적응증 확대 승인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10월 국내 출시된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위고비는 당초 초기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인 비만 환자 또는 한 가지 이상의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으면서 초기 BMI가 27㎏/㎡ 이상 30㎏/㎡ 미만인 과체중 환자에게 처방되도록 허가를 받았습니다. 이 밖에도 위고비 확증된 심혈관계 질환이 있으면서 초기 BMI가 27㎏/㎡ 이상인 과체중 환자 또는 비만 환자에서 주요 심혈관계 사건의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도 투여될 수 있었습니다. 만 18세 미만 미성년자는 위고비 처방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실제 현장에선 기존 허가 범위를 넓혀 청소년에게도 위고비가 처방되면서 도마에 올랐습니다. 일례로 지난 21일 진행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대한 국정감사장에선 미성년자 대상 위고비 처방이 여러 차례 지적됐습니다. 지난해 미성년자에 대한 위고비 처방이 2604건에 달한 데다 출시 이후 올 8월까지 12세 미만에 처방된 건수만 69건으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올해 들어선 8월부터 9월까지 두 달간 위고비가 미성년자에게 600건 넘게 처방된 것으로도 파악됐습니다. 
 
위고비 적응증 확장으로 12세 이상 청소년도 처방 대상에 들어가긴 했지만 모든 청소년 비만 환자가 처방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식약처와 약학정보원 자료를 보면 초기 BMI가 성인의 30㎏/㎡ 이상에 해당하는 비만 환자이면서 체중이 60㎏를 초과하는 청소년 환자도 위고비를 처방받을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주 1회 2.4㎎ 또는 최대 내약 용량으로 12주간 투여한 후 BMI가 최소 5% 이상 감소하지 않는 경우에는 투약을 중단해야 합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서 약사가 비만 치료제 '위고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식약처는 위고비 적응증 확장과는 별도로 오남용 방지를 위해 보건복지부와 협력할 방침입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지난 21일 국정감사 당시 "의료 현장에서 오남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복지부와 협의해 오남용 우려 의약품 제도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위고비를 포함한 비만 치료제에 대한 정확한 정보 유통도 병렬 진행됩니다. 핵심 메시지는 기준에 맞는 비만 환자만 처방을 받을 수 있고, 반드시 의사 처방에 따라 투약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이 밖에 비만 치료보다 미용이나 일시적 다이어트를 위해 사용해선 안 되고, 온라인이나 해외직구, 개인 간 중고거래 등으로 구입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식약처는 위고비 적응증 확장 당일인 지난 24일 컨슈머 뉴스레터를 통해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라며 "허가된 범위 내에서 사용하더라도 때로는 심각한 부작용 발생의 위험이 있다"고 알렸습니다. 
 
이어 "단순 미용 목적이나 일시적 다이어트 목적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며 "온라인에서 의약품을 구매하거나 해외직구 또는 개인 간 중고거래로 의약품을 거매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