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경쾌하고 잔혹한 액션 게임의 대명사 '닌자 가이덴'이 13년 만에 4편으로 돌아왔습니다. 코에이테크모 게임즈와 플래티넘게임즈가 만들고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배급하는 '닌자 가이덴 4'는 인정사정 없는 극한의 전투로 거칠고 날렵한 닌자 판타지를 구현했습니다.
MS로부터 리뷰 코드를 제공받아 10장까지 진행해보니, 시리즈 특유의 잔혹하고 시원한 액션을 초보자도 충분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시리즈 새 주인공 야쿠모. (이미지=마이크로소프트)
흑룡 퇴치를 위한 여정
게임의 배경은 스카이 시티 도쿄입니다. 시리즈 주인공 류 하야부사가 처단한 흑룡의 사체가 봉인된 채 하늘에서 독비를 내리고 있는데요. 기존 도쿄가 비에 잠기자, 도시는 불법 건축과 건물 통폐합으로 기형화됐습니다.
4편에 등장한 새 주인공 야쿠모는 까마귀 일족의 정예 닌자입니다. 처음엔 일족의 사명에 따라 흑룡을 부활시킨 무녀 세오리를 처단하러 감옥에 쳐들어갑니다. 그녀를 없애야 흑룡이 정화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오리는 자신이 흑룡을 봉인했으며 반복되는 부활을 막으려면 봉인을 풀어 완전히 부활시킨 뒤 정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흑룡을 제대로 죽이는 방법을 안다며 협력을 제안합니다.
이때부터 의뭉스런 무녀와 야쿠모 일행의 모험이 시작됩니다. 물론 고생은 게이머가 조작하는 야쿠모의 몫이죠.
자신을 죽일 수 없을 거라며 협력을 제안하는 흑룡의 무녀 세오리. 믿어도 될까. (이미지='닌자 가이덴 4' 실행 화면)
야쿠모는 자세와 무기별로 다양하게 적을 공격할 수 있습니다. 기본형인 까마귀 자세로 일반 공격을 하고 LT 버튼으로 기력을 소진하는 마귀 자세로 강공격을 펼 수 있습니다. 무기는 보스전으로 흑룡의 봉인을 풀 때마다 늘어나는데요. 무기별로 두 개의 속성을 갖고 있어 다양한 스킬을 시도하고 싶어지게 합니다.
예를 들어 귀도 카테미나카타는 쌍검으로 쓰이다가, 마귀 자세를 잡으면 태도(긴 칼)로 변해 전방의 적을 한번에 공격할 수 있습니다. 항마 야도천은 나선검과 송곳창으로, 봉진추 마가츠히는 봉과 추 형태로 변하며 인간과 요마 등 적의 특성에 맞는 공격법을 찾아가는 재미를 줍니다.
야쿠모가 레일 위를 미끄러지며 장애물도 뛰어넘는 모습. (이미지='닌자 가이덴 4' 실행 화면)
'히어로 모드'로 좌절 막아
이 어려운 게임에 재미라니. 순식간에 주인공을 둘러싸고 정신없이 몰아치는 이 게임에 재미를 느끼려면 고인물이어야 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도 계실 겁니다. 닌자 가이덴은 본래 적을 사정없이 베고 가르고 찢는 극한 혈투로 유명한데요. 다양한 버튼 조합과 순발력을 동원하지 못하면 주인공만 당하다가 디스크가 서랍 속에 봉인되는 게임이었습니다.
하지만 전작부터 도입된 '히어로 모드'를 켜는 순간 주인공 야쿠모는 무적 닌자가 됩니다. 자동 방어가 활성화돼 누구나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기본부터 무기별 스킬까지, 버튼 조합을 천천히 익히면서 나에게 맞는 공격법을 찾고서 난도를 바꿔가며 도전할 수 있습니다. 코에이테크모 측도 이 방법을 권장합니다.
이동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바람을 타고 하늘을 날다 레일에 착지하고 달려오는 기차를 피해 옆 레일로 뛰는 식입니다. 빠른 박자로 진행되는 전투와 마찬가지의 속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야쿠모를 공격하는 기존 주인공 류 하야부사. 이 대립 구도는 계속 이어질까. (이미지='닌자 가이덴 4' 실행 화면)
다만 이동의 재미를 반감시킨 일부 요소가 있었습니다. 비행 중 절벽과 바위 사이에 떨어진 직후 적에게 맞아 추락하는 경우였는데요. 재도전 화면에서 다시 바위틈에 주인공이 세워져 옴짝달싹 못한 채 똑같은 죽음을 몇 차례 겪어야 했습니다. 수로에서 몸을 눕혀 보드를 타고서 통과하는 구간에선 왼쪽 스틱을 누르고 전진해도 실패 판정이 반복돼 흐름이 끊기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날고 뛰며 봉인을 풀다 보면, 어느새 기존 주인공 류 하야부사를 만나게 되는데요. 용을 무찌르고 도시의 치안을 지켜온 류는 야쿠모를 위험 인물로 여겨 적대합니다. 게이머는 시리즈의 기둥인 류의 여정도 새로운 시각으로 즐길 수 있게 됩니다.
과연 두 닌자의 대립은 풀릴 수 있는지, 무녀 세오리의 속내가 무엇인지는 엑스박스 시리즈 X·S와 플레이스테이션(PS)5, 스팀(PC)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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